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재규어 TCS레이싱 소속 미치 에반스. 뉴스1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전기차 레이싱 포뮬러E 챔피언십 서울 E-프리 15라운드에서 미치 에반스(재규어 TCS)가 정상에 올랐다. 시즌 랭킹 포인트 선두 스토펠 반 도른(메르세데스-EQ)과 격차를 좁히며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려냈다.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서킷에서 열린 국제자동차연맹(FIA) 포뮬러E 챔피언십 2021~22시즌 15라운드에서 에반스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체커기를 받았다. 45분간의 본선 레이스에 이은 마지막 한 바퀴로 순위를 가린 이번 승부에서 에반스는 스타트 직후 과감한 급가속으로 선두로 올라선 뒤 줄곧 맨 앞자리를 지켰다.
잠실벌을 질주하는 포뮬러E 머신들. 뉴스1
비가 내린 뒤 그쳐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레이스가 진행된 까닭에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했다. 첫 바퀴부터 ‘레드 플래그(비상 상황으로 인한 경기 중단)’가 올라갔다. 총 22개 코너 중 20번째 코너에서 직각으로 회전하던 후위 그룹 머신 8대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줄줄이 방호벽을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방호벽에 충돌한 8대 중 6대가 리타이어(주행 불가) 상태가 돼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40여 분 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레이스 도중 세 대가 더 주행을 멈춰 22대 중 9대가 리타이어하고 13대가 완주했다.
첫 바퀴 막바지 구간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사고로 8대 중 6대가 리타이어했다. 뉴스1
선두 에반스는 25점을 추가해 시즌 랭킹 포인트를 174점으로 끌어올렸다. 5위에 올라 10점을 추가한 선두 반도른(195점)과 격차를 21점 차로 좁혔다. 에반스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 16라운드에서 최상위권에 오르고, 반도른이 하위권으로 처질 경우 대역전 드라마가 가능하다.
경기 후 잠실종합운동장 내에 마련한 포디움 맨 윗자리에 오른 에반스는 감격에 찬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트로피 수여식 직후 대형 샴페인을 꺼내 든 그는 축하하기 위해 포디움 근처에 모여든 팀 동료들에게 시원하게 뿌리며 기쁨을 나눴다.
서울 E-프리 15라운드 우승자 미치 에반스가 시상식 직후 샴페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반스는 “비가 와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마지막 한 번의 레이스를 남겨두고 있는데, (역전 우승을 위해) 기본에 충실한 레이스로 메르세데스-EQ를 압박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종합운동장 내부를 활용해 마련한 서울 서킷 전경. 뉴스1
서울 E-프리는 포뮬러E 통산 8번째로 열린 2021~22시즌의 최종 순위를 가릴 마지막 무대다. 이번 시즌은 디리야(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해 멕시코시티(멕시코), 로마(이탈리아), 모나코(프랑스), 베를린(독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마라케시(모로코), 뉴욕(미국), 런던(영국)을 거쳐 서울까지 총 10개 도시에서 16라운드에 걸친 경쟁을 진행했다. 13일 잠실에서 열리는 16라운드는 포뮬러E 통산 100번째 레이스이자 공식 머신 젠2(GEN2·2세대 머신이라는 의미)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해 의미가 특별하다.
포뮬러E 서울 E-프리 관계자는 “다음 시즌부터는 성능을 대폭 향상 시킨 신형 머신 젠3(GEN3)가 활용될 예정”이라면서 “차기 대회 서울 서킷은 광화문 일대에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포뮬러E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을 방문한 시민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