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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세터 위력 발휘한 흥국생명 박혜진

중앙일보

입력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순천=김효경 기자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순천=김효경 기자

홀로 남은 세터가 책임감 있게 팀을 이끌었다. 흥국생명 박혜진(20)이 컵대회 첫 승에 기여했다.

흥국생명은 13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16, 25-23, 24-26, 28-26)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17일 GS칼텍스와 2차전을 치른다.

흥국생명은 이날 7명의 선수로 경기를 끝까지 치렀다. 리베로 도수빈을 제외하면 교체해줄 선수가 없었다. 이주아는 대표팀에 소집됐고, 전날 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정윤주와 김채연은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최소 인원인 7명은 넘겼지만, 승리를 바라긴 어려웠다.

특히 세터 김다솔과 박은서가 확진되면서 박혜진 혼자 경기를 책임져야 했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 29경기에 출전했다. 김다솔과 함께 많은 경기를 뛰면서 성장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국가대표팀에 차출됐으나 코로나에 확진되는 등 고초를 겪으면서 거의 뛰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팀에 돌아왔으나 김연경과는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거의 없었다.

13일 컵대회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를 이끈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13일 컵대회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를 이끈 흥국생명 세터 박혜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날 경기에서도 김연경과는 다소 호흡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맞춰본 김다은과 김미연의 공격력을 잘 살려줬다. 세 선수가 고른 득점을 올린 흥국생명은 높이의 열세를 딛고 승리했다. 박혜진은 장신 세터의 강점을 살려 팀내 최다인 블로킹 3개를 잡았다. 특히 3개 모두 4세트 결정적인 순간에 나왔다.

박혜진은 경기 뒤 "호흡이 안 맞을까봐 걱정했다. 세터가 혼자여서 교체도 할 수 없으니까 부담도 됐다. 그래도 언니들이 '믿고 올려'라고 해서 자신있게 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3년차가 된 박혜진이지만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다. 박혜진은 "처음엔 잘 맞고 점수가 많이 나면서 이기니까 편하게 했다. 그런데 경기가 비등비등하거나 지고 있으면 부담이 많이 갔다. 자신있게 올려야 할 거 같다"고 했다.

박혜진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장신 세터로 성장할 수 있는 과정에서 겪는 아픔이기도 하다. 박혜진은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면서도 싱글벙글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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