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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하는데… ‘중국판 인스타그램’은 왜 못할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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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샤오훙수(小紅書)]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중국의 모든 유행은 샤오훙수에서 시작된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인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훙수(小紅書) 이야기다. 2013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샤오훙수는 패션, 뷰티, 음식 및 여행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중국인의 1등 생활 콘텐트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샤오훙수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2억 명. 중국인 7명 중 한 명은 꼭 샤오훙수를 이용한다는 말이다. 그중 72%가 90 后(90년 이후 출생자)로 집계됐으며 남녀 사용자 비율은 3:7로, 여성 활성 사용자가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도 샤오훙수를 주목한다. 샤오훙수를 이용하는 기업 수는 올 1월 1224개에서 6월 2458개로 증가하며 100%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또 기업 브랜드 범위 역시 24개로 늘었는데, 화장품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취미, 주택, 비디오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샤오훙수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된 시장 가치는 무려 200억 달러로 한화 약 26조 원에 이른다. 이는 현재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시가총액의 약 4.5배, 중국판 네이버 지식인 ‘즈후(知乎)’ 시가총액의 23배,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B站)’시가총액의 2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년 내에 샤오훙수의 시장가치가 750만 달러(약 97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그러나 다재다능 샤오훙수도 못 하는 게 있다. 바로 ‘전자상거래’다.  

샤오훙수와 같이 SNS 성격을 지닌 플랫폼은 대부분 전자상거래를 기본 사업으로 두고 있다. 텐센트의 위챗과 웨이보는 물론 글로벌 쇼트 폼 플랫폼인 틱톡(Tiktok·더우인·抖音)도 전자상거래에 진출했다. 틱톡은 지난 4월 동남아시아 4개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틱톡샵'(TikTok Sho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샤오훙수는 8년 가까이 전자상거래 분야에 진출하려 노력했지만 항상 실패로 돌아왔다. 2013년에 창립된 샤오훙수는 해외 직구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초기 포지셔닝을 했다. 이듬해 플랫폼 콘텐트의 조성에 따라 거래 체인을 확장하여 크로스보더(국가 간 거래)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푸리서(福利社)를 출시했다. 이후 타사 브랜드를 들여오며 플랫폼의 제품군과 SKU(상품 가짓수)가 자연스레 늘었다.

이때 샤오훙수는 커뮤니티로 사람을 모으고 전자상거래로 돈을 벌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2016년 중국 정부가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종합수입세’를 적용하는 등 해외 직구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외 직구 플랫폼의 크로스보더 사업 경쟁이 심화하면서 샤오훙수는 다시 전략을 '커뮤니티' 중심으로 바꾸게 된다. 2017년 샤오훙수는 커뮤니티의 속성을 부각하며 대형 스타 섭외, 예능 스폰서 등으로 활발한 소셜 네트워크망을 만들어 '국민 종차오*'로 자리매김한다

*'종차오'(種草)는 좋은 제품이나 정보 등을 공유하고 추천해 타인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행위로, 쉽게 말해 ‘타인의 추천’을 뜻한다.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대외적으로도 샤오홍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꼬리표를 떨치려 했다. 샤오훙수 창업자 겸 CEO 취팡(瞿芳)은 “우리는 전자상거래 회사가 아니다. 그저 놀이터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는 놀이터에 들어와 구경도 하고 놀기도 하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살 수 있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 단계에서 커뮤니티는 수평 기반 구조를, 전자 상거래는 전략적 포지셔닝인 수직 수익화 방법으로 전락했다.

그렇게 샤오홍수는 '국민 종차오'라는 타이틀에 의존하여 사용자 수, 영향력 및 시장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포기하진 못했다. 그렇게 샤오훙수는 타오바오에 입점하게 되는데 이는 샤오훙수 페이지에 서버가 기록되는 서비스가 아니었다. 일부 제휴 상품의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타오바오에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진정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 할 수 없는 형태였다.

2020년, 뒤늦게 라이브 방송 대열에 합류했지만 GMV(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주어진 기간 동안 이뤄진 총매출액, 총 상품 판매량)는 약 70억 위안가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틱톡의 수천억 GMV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점점 불안감을 느낀 샤오훙수는 2021년 다급히 전자상거래를 찾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와 전자상거래의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 트래픽과 사용자를 자체 플랫폼에 남기려고 시도했다. 또 타오바오에 입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샤오훙수는 전자상거래의 외부 체인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021년 8월부터는 브랜드 스토어와 계정을 합병시키는 “号店一体”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포스팅을 보고 따로 검색할 필요 없이 바로 브랜드 계정으로 넘어갈 수 있는 서비스로, 브랜드의 개별 성장과 사유 트래픽 확보를 위해 도입됐다.

샤오훙수의 號店一體(계정-스토어 연동 서비스) 방식. [사진 北京商報]

샤오훙수의 號店一體(계정-스토어 연동 서비스) 방식. [사진 北京商報]

올 연초 샤오홍수는 커뮤니티와 전자상거래 두 비즈니스 부문을 합병하며 상업화 과정을 최대한 시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훙수에 따르면 2020년 광고 수익은 6억~8억 달러로 전체 수익의 약 80%를 차지했으며, 전자상거래 수익은 약 1억 5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체 수익의 약 20%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비즈니스 구조를 보인다.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은 중국의 인터넷 광고 시장은 내년까지 성장 둔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전년 대비 성장률이 약 10%로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샤오훙수가 200억 달러 규모의 시장가치를 유지하려면 필수적으로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가속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샤오훙수가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지 못한 ‘진짜’ 원인은?

2014년부터 전자상거래 기반을 다졌지만 2020년까지 GMV는 10억 달러에 불과했다. 샤오훙수의 비즈니스 발전이 더딘 것은 무엇 때문일까.

샤오홍수는 본질적으로 콘텐트 플랫폼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 완전한 전자상거래 사업 모델과 다르다. 전자상거래 업체는 충분한 데이터 확보, 효율적인 배포 및 구매 전환율 방식(转换率: 광고를 클릭하여 사이트에 들어온 방문자가 회원가입 및 구매하는 빈도)과 맞춤형 ‘인프라’가 요구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샤오훙수가 그런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2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콘텐트 플랫폼의 경우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전자상거래의 경우에선 다르다.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광범위한 트래픽 기반은 사용자의 유형이 다양하고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틱톡과 콰이서우의 경우 월간 활성 사용자는 각각 6억 명, 4억 명을 돌파했다. 타오바오 톈마오(淘寶天貓)는 2022 회계연도 1분기에만 9억 명의 사용자가 활동했다.

[사진 yicai]

[사진 yicai]

또 콘텐트 플랫폼에서 탄생한 샤오훙수의 백엔드 기술이 상대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이유도 크다. 샤오훙수가 자체 창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급망 깊이 측면에서 전문적인 전자상거래보다 분명히 약하다. 또 지불 시스템 역시 알리페이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곧 샤오훙수의 운영 비용을 끌어올리게 된다.

비교적 성숙하게 발전된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는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품목의 다양도, 지불 방식, 물류 등 샤오훙수에는 아직 보완해야 할 장애물들이 넘실댄다. 동시에 낮은 커미션율로 상인들의 손해가 크다고 밝혀지며 입점하는 브랜드 수도 점차 줄고 있다.

샤오훙수가 전자상거래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적잖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샤오훙수가 콘텐트 플랫폼의 성격을 떨쳐내고 완전한 전자상거래로 출범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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