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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침입 무장괴한 사살…트럼프 지지 극우단체 연관성 조사

중앙일보

입력

미국 오하이오주 당국은 11일(현지시간) FBI 건물을 침입하려다 실패한 후 도주한 용의자를 추격하기 위해 고속도로 양방향을 통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당국은 11일(현지시간) FBI 건물을 침입하려다 실패한 후 도주한 용의자를 추격하기 위해 고속도로 양방향을 통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무장 괴한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침입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하던 중 총격전 끝에 경찰에게 사살됐다고 CNN방송·뉴욕타임스(NYT)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이 용의자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단체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 사법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42세 남성 리키 시퍼로, 이날 오전 9시15분쯤 미 오하이오주(州)의 FBI 신시내티 지부에 방문객 출입구를 통해 진입하려다 경보가 울리자 달아났다. 용의자는 차량을 타고 고속도로로 도주했으나, 경찰이 고속도로를 양방향에서 통제하고 추격했다.

방탄조끼 차림의 용의자는 이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AR-15 소총 등을 겨누며 총격전까지 벌였다고 익명의 사법 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용의자는 수 시간 경찰과 대치한 끝에 오후 3시쯤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숨졌다.

FBI 신시네티 지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FBI 신시네티 지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용의자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사법 당국은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등 우익 극단주의 단체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로, 지난해 1월 6일 미 의회 폭동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법 당국은 용의자가 1월 6일 의회 폭동에 직접 가담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용의자 소유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엔 의회 폭동 전날 친(親)트럼프 집회에 참석하고, 폭동 사태 당시 본인이 폭도로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트위터 계정은 프라우드 보이스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오하이오 고속도로 관계자가 11일 FBI를 침입하려한 40대 남성 무장 괴한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하이오 고속도로 관계자가 11일 FBI를 침입하려한 40대 남성 무장 괴한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사법 당국 관계자는 "용의자는 지난해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SNS인 트루스 소셜에 '리키 시퍼'라는 이름의 계정에서 FBI 건물 습격을 언급하는 글이 게시됐다고 전했다. 해당 계정엔 용의자가 FBI 신시내티 지부에 침입을 시도한 직후인 이날 오전 9시 29분쯤 "방탄 유리를 통과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다. 내 소식이 없다면, 내가 FBI를 공격하려 했던 게 맞고 FBI에 붙잡혔다는 걸 의미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난 8일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무장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하겠다. 전투에 필요한 총을 구하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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