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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된 신동빈, 운신 폭 넓히며 37조 투자 이행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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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재계 5위 롯데를 이끄는 신 회장 운신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롯데그룹

해외·재계 활동 폭 넓어질 듯 

앞서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돼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그간 취업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경영활동에는 참여해왔지만 집행유예 중이라 운신의 폭이 적었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에 나갈 때나 외국 인사들을 만날 때 집행유예 때문에 더 답해야 할 일이 생기곤 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전엔 대한스키협회장도 맡았었는데 (집행유예 이후엔) 그간 단체장 등도 맡을 수가 없었다”며 “사면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더 열심히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회장은 현재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이 있는 일본에 머물고 있다.

마침 롯데가 맞닥뜨린 대외 환경은 좋지 않다. 신 회장은 지난 달 경영진 80여명이 참석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 등으로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단기 실적 개선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변화의 필요성과 ‘적시 경영’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14일 부산 시그니엘에서 열린 하반기 VCM(사장단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14일 부산 시그니엘에서 열린 하반기 VCM(사장단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특히 그는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시가총액을 제시하며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하는 성장과 수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헬스·모빌리티 신성장 투자 이행

신 회장 사면 후 롯데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투자에 더 적극 나설 전망이다. 지난 5월 롯데는 향후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는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 뿐 아니라 화학·식품 등 핵심 산업군 투자도 집중한다.

국내 투자 계획 이행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조원 규모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

롯데 유통 사업군도 고용 유발,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롯데몰 송도(가칭)’ 경관 심의 서류를 접수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롯데몰 상암(가칭)’도 서울 서북 상권의 랜드마크 쇼핑몰을 목표로 설계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중앙포토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중앙포토

롯데는 연간 1만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중앙제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생태계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이달 말부터 접근성이 좋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사업장 부지의 전기차 충전소 활용을 본격화한다.

미국·유럽·동남아 등 해외 사업 가속화 

글로벌 경영 활동에서 제약이 해소되며 해외 사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리튬메탈 음극재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유럽 공장 투자로 생산 규모를 2배로 확대하는 등 미국, 유럽 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킴튼 호텔 모나코’를 인수한 롯데호텔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호텔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인 ‘라인 프로젝트’, 롯데건설의 베트남 호찌민 신도시 개발사업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동남아 사업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진이 지난달 VCM 이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진이 지난달 VCM 이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지주

롯데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12일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 또 바이오,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등 혁신 사업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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