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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만남거부…속도 내겠다는 주호영 비대위는 '구인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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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비대위’가 인선에 난항을 겪으며 주춤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중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 중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출범 시점을 “빠르면 주말, 늦어도 내주 중”으로 잡으면서 비대위원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 외에 당 외부인사 2~3명을 포함해 총 6명의 비대위원 추가 인선을 주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11일 현재까지 비대위원 인선에 진척이 없다. 당초 재선의원 그룹에선 여성 의원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김정재 의원, 재선 모임 간사인 정점식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초선의원 그룹에선 정희용·조은희·김미애 의원 등이, 원외 인사로는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윤희숙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제안받은 바 없다”고만 말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에 청년 인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준석 대표의 측근 인사들 외엔 당에서 청년 정치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초 일각에선 당 혁신위원인 천하람 변호사,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두 사람 모두 이날 통화에서 “비대위원 제안을 받은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가 ‘구인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 당에선 “실속을 따진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가 나오고 있는 데다, 주 위원장 자신도 “비대위 체제가 장기간 지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터라 비대위 기간이 6개월을 넘기 어려울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짧은 기간의 ‘관리형 비대위’에 참여하는 게 별다른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대위원 하마평에 오른 한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빨리 지도부를 구성해 당을 정상화하는 게 비대위의 목표인데, 지금 참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제안이 오더라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마평에 거론된 다른 관계자는 “차라리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소명을 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달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소명을 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대표가 벼르고 있는 법정 공방도 비대위로선 부담이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남부지법에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전자로 접수했는데, 당내에서도 “일부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비대위 출범 근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비대위원들도 ‘불명예 퇴진’을 해야 한다.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의 채무자로 당과 주 위원장을 명시한 만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당분간은 비대위가 최전선에서 이 대표와 법정 공방을 이어가야 한다.

논란의 당사자인 이 대표는 주 위원장과의 만남에도 선을 긋고 있다. 주 위원장은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대표는 언론에 “지금 어떤 정치인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이 당에 신용을 잃었다”고 말했다. 만남을 거부하고 법적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는 당 전국위원회 개최가 결정된 날(2일)부터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해왔다”며 “법리적 관점에서 본다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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