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코로나 유포한 南 강력 보복"…김정은도 확진됐었나?

중앙일보

입력 2022.08.11 17:09

업데이트 2022.08.11 17:4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연설을 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연설을 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91일만에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 그런데 북한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며 코로나 유입 경로를 한국으로 특정하며 강력한 보복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강경 보복을 시사한 발언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통해 발표됐다.

이를 놓고 외교가에선 "북한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벌어진 틈을 노리는 한편, 22일 시작하는 '을지 프리덤 쉴드'(Ulchi Freedom Shield·UFS)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앞둔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려 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남위협 총대 멘 김여정

북한의 관영 매체의 따르면김 부부장은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연설에서 "전선 가까운 지역이 (코로나)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김 부부장이 언급한 '색다른 물건짝'은 보수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대북 전단을 의미한다.

북한은 지난달 1일 한국발 대북전단을 통한 코로나 유입설을 제기했다. 국가비상사령부가 두 달간 역학 조사를 거쳐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대북전단이 코로나 발병의 원인이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확증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와 관련 "과학적 견해를 가지고 볼 때 남조선 지역으로부터 오물들이 계속 쓸어 들어오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수수방관해둘 수만은 없다"며 사실상 코로나 유입 경로를 대북전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며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할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방역 전쟁은 곧 적들과의 실제적인 전쟁"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관련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에 대해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코로나 걸렸었나?

이날 김 부부장의 연설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 포함됐다.

김 부부장은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며 김 위원장이 고열에 시달렸음을 시사했다. 다만 명확하게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등의 표현은 쓰지 않았다.

북한은 그동안 발열 여부로 코로나 감염 의심자를 분류해왔다. '김 위원장이 고열로 앓았다'는 동생 김여정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확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최근 행적도 확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8일 당 특별강습회에 참석해 수천 명의 조직 부문 간부들과 함께 '노마스크'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후 19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다시 등장한 건 지난달 27일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이라고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69주년 행사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5월 15일엔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약국을 시찰하며 마스크 2장을 겹쳐 썼다. 그러다 이틀 뒤인 그달 17일부터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행보를 이어왔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백신 접종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국가정보원은 5월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위원장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김정은 국무뮈원장이 지난 5월 15일 평양시 내 의약품 공급과 판매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약국을 찾은 모습. 귀에 걸린 마스크 끈이 2개로 확인된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뮈원장이 지난 5월 15일 평양시 내 의약품 공급과 판매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약국을 찾은 모습. 귀에 걸린 마스크 끈이 2개로 확인된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여정의 언급만으로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황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확진 여부를 떠나 김 위원장이 인민들과 함께 코로나 정점을 극복하고 승리했다는 점을 프로파간다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1일 만에 "방역 승리" 주장

북한이 코로나 발생 사실을 공개한 건 5월 12일이다. 북한의 이날 코로나 종식을 선언은 코로나 발생 사실을 공개한지 91일만에 이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방역 및 보건부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방역 및 보건부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당 중앙위와 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었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며 "5월 12일 부터 가동했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당과 정부를 대표해 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것은 북한의 코로나 통계를 의심하는 외부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 감염자로 의심되는 유열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마지막 완치자가 보고된 이후 7일이 지났다는 점을 승리의 근거로 들었다. 북한이 이런 움직임이 대북제재·코로나·자연재해 등 삼중고로 경제난이 심각한 가운데 성과가 필요한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석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연구위원은 "북한은 코로나 극복을 내부결속의 기회로 활용하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조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방역 상황을 관리하면서 각 분야 과업을 달성 위한 일상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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