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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과거에 3불1한 공식표명" 영문으로 올린 中외교부 노림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0일 한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방어체계)와 관련해 ‘3불1한’ 정책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0일 한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방어체계)와 관련해 ‘3불1한’ 정책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중국 외교부가 10일 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이른바 3불(不)과 더불어 기존 설비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1한(限)을 영문 홈페이지에 명기했다.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의 당일 정례 브리핑 발언을 영문으로 번역해 올렸다.

중국 외교부가 10일 영문 홈페이지에 이날 왕원빈 중국 대변인 브리핑의 발언록을 올리며 과거 한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방어체계)와 ‘3불1한’ 정책을 공식 표명했다는 주장을 명기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캡처

중국 외교부가 10일 영문 홈페이지에 이날 왕원빈 중국 대변인 브리핑의 발언록을 올리며 과거 한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방어체계)와 ‘3불1한’ 정책을 공식 표명했다는 주장을 명기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캡처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예전에 한국 정부가 ‘세 가지 아니오와 하나의 제한’ 정책을 공식 표명했다(Previously, the ROK government officially announced its policy of “three nos and one restriction”)”고 올렸다. 이어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망에 참가하지 않고, 미·일과 삼각 군사동맹에 관여하지 않으며,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라며 3불과 1한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외교부 홈페이지의 중국어 발언록엔 간단하게 “‘3불1한’ 정책을 표명[宣示·선시]했다”고 기록한 것보다 더 자세하다. 중국 정부의 공식 대외 사이트인 외교부 홈페이지에 3불1한에 대한 설명까지 올려 과거 한국 정부가 3불은 물론 1한까지 약속했다고 국제 사회에 주장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2017년 10월 31일 당시 남관표 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간 문서 없이 구두로 논의했던 ‘사드 3불’을 지난 2017년 11월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공식 외교 문서에 이미 기록했다. 중국측 회담 결과문에 “중측은 한측이 사드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에 가입하지 않고, 한·미·일 3각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불’ 태도 표명 및 중측의 안보 이익에 손해를 끼칠 뜻이 없다는 태도 표명을 중시한다”고 명기했다. 이는 한국 외교부가 발표문에 “양 장관은 10·31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 결과를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데 공감했다”고만 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문재인 정부 첫 방중 베이징 외교장관 회담 다음날에도 3불1한 논란이 있었다. 11월 23일 관영 환구시보가 “‘3불1한’을 시행에 옮겨 문재인 방중 분위기를 조성해야”라는 사설을 싣고 ‘1한’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하면서다. 환구시보는 당시 사설에서 “현재 있는 사드의 사용을 제한해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손해를 피한다”고 적시했다. 중국 측 회담 발표문에 담긴 “중측의 안보 이익에 손해를 끼칠 뜻이 없다는 태도 표명”과 유사한 표현에 ‘1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한·중 간 고위급 교류는 10·31 차관보급 협의, 11·22 장관급 회담, 12월 문 전 대통령의 국빈 방중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환구시보가 1한을 제기하자 문 정부가 국빈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드 3불’에 운용 제한을 약속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중국은 한국 정부가 교체되자 5년 전 ‘구두 협의’를 다시 꺼내 사드 운용 제한을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가 10일 전날 칭다오(靑島) 회담 결과문을 올리며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명기했지만 중국이 사드 3불1한 주장을 물릴 가능성은 없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지난 2017년 11월 23일자 중국 환구시보 사설 인터넷 사이트.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방중 회담 다음날 환구시보가 “‘3불1한’을 시행에 옮겨 문재인 방중 분위기를 조성해야”라는 사설에서 ‘1한’을 처음 제기했다. 환구시보 사이트 캡처

지난 2017년 11월 23일자 중국 환구시보 사설 인터넷 사이트.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방중 회담 다음날 환구시보가 “‘3불1한’을 시행에 옮겨 문재인 방중 분위기를 조성해야”라는 사설에서 ‘1한’을 처음 제기했다. 환구시보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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