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외제차 침수에 1200억 역대급 손해…내 보험료도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2022.08.11 16:06

업데이트 2022.08.11 16:51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80년만의 폭우에 차량 침수 피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흘여 만에 집계된 손해액만 1200억원을 넘었다. 외제차 침수가 이어지며 피해액이 커진 영향이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침수로 고립된 차량이 인도 자전거거치대에 올라서 있다. 뉴스1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침수로 고립된 차량이 인도 자전거거치대에 올라서 있다. 뉴스1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1일 낮 12시 기준 각 보험사에 집계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9189건, 추정 손해액은 1273억7000만원이다. 차량별로는 국산차가 6156대, 손해액 528억3000만원이고 수입차가 3033대, 손해액 74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8일부터 11일 낮 12시까지 접수된 피해 건수만 3399건, 추정 손해액이 551억8000만원 수준이다. 국산차가 2073건에 추정 손해액이 206억1000만원이고, 외제차가 1326건에 추정손해액 345억7000만원이다.

태풍이나 집중 호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그동안에 많았다. 지난 2020년 7~9월에도 장마와 태풍이 겹치며 차량 2만1194대가 침수돼 115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에는 단기간의 폭우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서 침수된 고가 차가 많다 보니 일반적인 장마나 폭우보다는 피해액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자동차 보험사가 내줘야 할 보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손해율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통상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KB)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5.9~78% 수준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침수로 8월 손해율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침수 피해가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보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사는 한 해 동안의 손해율 등을 토대로 보험료율을 정한 뒤 보험개발원의 검증을 받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정한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 성격이 강한 만큼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보험료 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 없고, 금융당국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특히 올해에는 금융당국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용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품목인 만큼 보험료가 오르면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국내 자동차 보험에 가입된 차량이 2000만대가 넘는 만큼 체감 폭도 크다.

주차장에 마련된 손해보험사 침수피해 보상서비스센터   (과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연일 내린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2.8.11   ond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주차장에 마련된 손해보험사 침수피해 보상서비스센터 (과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연일 내린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2022.8.11 ond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경상 환자가 4주 이상의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게 하는 등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줄여 보험료 인상 요인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보험료는 지난 1년간 손해율 등을 토대로 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손보사가 자동차 보험에서 이익을 본 것도 보험료 인상을 막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본 영업이익은 3981억원으로 2020년(-3799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81.5%로 떨어진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손해율 등을 근거로 보험사에 2%대의 보험료 인하를 요청했고, 손보사들은 지난 4월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하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더 하락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손해율은 79%였는데, 올해 상반기는 76.5%를 기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게다가 보험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초과 손해 발생에 대비해 초과손해액 재보험(XOL) 등에 가입하고 있는 만큼 실제 부담액은 피해액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500억원이 넘는 손해액이 발생했지만, XOL 등을 감안했을 때는 145억 원 정도만 삼성화재가 부담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보험업계에서도 올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 다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료) 추가 인하를 걱정했어야 하는 분위기였던 만큼 이번 침수로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손해율이 다시 오르는 추세에서 침수피해로 많은 보험금이 지급돼 추가 인하 여력도 사라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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