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0년만의 폭우까지 대비한다....도쿄 옆 '지하 신전'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과 경기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일본 도쿄(東京) 인근에 건설된 대형 홍수 방지 시설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저수 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저수 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도쿄는 강이 많은 데다 태풍이 잦고 평지가 펼쳐져 있어 홍수에 취약하다. 연평균 강수량이 약 1530㎜에, 시간당 100㎜의 국지성 호우도 자주 발생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빈발하는 홍수를 막기 위해 수십 년 전부터 수도권 일대에 대규모 저수장을 다수 건설했다.

대표적인 시설이 거대한 신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수도권외곽방수로(首都圏外郭放水路)'다. 도쿄 북쪽 사이타마(埼玉)현 가스카베(春日部)시 지하 22m에 설치된 거대 물탱크다. 우리 돈으로 약 2조 3000억 원을 들여 14년 간 공사한 끝에 2009년 완공한 이 시설은 길이 177m, 폭 78m, 높이 25m로 세계 최대 규모다. 물탱크의 천장을 59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떠받치고 있어 '지하 신전'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저수 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저수 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거대 저수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거대 저수시설 수도권외곽방수로. 수도권외곽방수로 홈페이지

폭우로 나카가와(中川) 등 인근 하천의 수위가 올라가면 6.3km 터널을 통해 하천의 물을 끌어와 초대형 펌프 4대를 이용해 에도가와(江戸川)로 배출한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0년에 한 번 닥치는 폭우에 대비할 수 있는 규모로 총 67만t의 물을 한 번에 저장할 수 있고, 4대의 펌프를 모두 가동하면 길이 25m 수영장 1개 분량의 물을 1초 만에 퍼낼 수 있다.

목동 빗물 터널 모델, 도쿄 지하 조절지

수도권외곽방수로는 도쿄 시내에서 직선거리로 30km 이상 떨어져 있어 도쿄 도심의 홍수 방지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도쿄도는 도심 홍수 방지를 위해 20여개의 유수지와 박스형 저류시설을 설치했으며, 3곳의 지하 터널식 저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중 목동 빗물 터널의 모델이 된 것이 도쿄 '간다가와(神田川)-환상(環狀)7호선 지하 조절지(調節池·홍수 때 강물을 저장하는 시설)'다.

도쿄 간다가와-환상 7호선 지하 저수시설. 일본 도쿄도 건설국 홈페이지

도쿄 간다가와-환상 7호선 지하 저수시설. 일본 도쿄도 건설국 홈페이지

2005년 완공된 이 시설은 도쿄 시내 순환도로인 환상 7호선 아래 지하 40m 깊이에 있다. 길이 4.5㎞, 지름 12.5m의 터널 모양으로 54만㎥(수영장 270개)의 물을 임시로 저장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와서 강이 범람할 상황이 되면 물을 끌어들여 저장했다가 폭우가 끝나면 하천에 재방류한다. 터널 설치 전인 1993년 8월 폭우로 인근에서 침수된 가옥이 3117채에 이르렀던 것이 터널 1단계 완공 후인 2004년 10월의 비슷한 폭우엔 46채만 침수됐을 정도로 효과가 확인됐다. 공사비는 총 1015억 엔(약 9921억원)이 들었으며, 한 번 가동될 때마다 150억 엔 정도의 홍수 피해를 줄인다고 도쿄도는 밝혔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