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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품질 검수"…국산 1호 백신 출하 앞둔 SK 공장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연구원이 국산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연구원이 국산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변에서 관심이 정말 커요. 품질 관리를 위해 직원들이 밤낮 할 것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섭 QC분석 1팀장)

10일 오후 3시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LHOUSE) 1층에선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이 쉴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사가 자체 개발한 국산 1호 백신으로 지난 6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곧 국가출하승인을 거친 뒤 이르면 이달 말 출하된다. SK바사는 초도 물량 60만도즈의 생산이 마무리되는 이날 생산 공장을 처음 공개했다.

“불량 1개 나오면 생산분 전부 폐기”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연구원이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연구원이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층에 위치한 이화학시험실에선 완료 물질과 완성품에 대한 이화학ㆍ바이러스ㆍ미생물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백신 원료부터 시작해 제조 공정 중간중간에도 품질 테스트는 끊임없이 진행된다. 이주섭 1팀장은 “한 개라도 불량품이 나오면 해당 생산분(batch)을 전부 폐기하는 엄격한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코비원이 생산되는 안동 L하우스는 대지면적 6만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공장에선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설비를 일회용 백(Bag)으로 대체하는 ‘싱글유즈시스템’을 적용해 백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생산 시간을 단축했다. 이상균 SK바사 L하우스 공장장은 “설비를 한번 사용하고 나면 세척을 해야 하고, 또 세척이 잘 됐는지 검증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잔여물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라며 “이 공장에선 싱글 유즈, 즉 일회용을 쓰기 때문에 세척과 멸균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장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시스템 덕분“이라며 ”원액부터 만드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하우스는 지난 2021년 4월 국내에서 최초로 유럽의 GMP 인증을 받았다. 이 공장장은 “최근에는 영국 의약품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GMP를 추가로 획득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생산 역량을 글로벌로부터 인정받았다”며 “미국 cGMP 인증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cGMP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이다.

8~10일, 초도 물량 60만도즈 생산 완료 

10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병에 담겨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병에 담겨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의 마지막 관문인 포장 단계에선 컨베이어 벨트에 수십 개의 유리병이 일렬로 놓여있었다. 유리병에 담긴 스카이코비원 백신 1바이알은 10회분으로 10개(바이알)씩,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AS03)와 함께 상자에 담겼다. 스카이코비원 백신은 면역증강제와 혼합해 쓰이게 되며 10바이알 한 상자로 총 100명이 접종할 수 있다. 포장을 완료한 백신은 2~8도가 유지되는 냉실에 보관되고, 이달 중 식약처의 검수를 받게 된다.

이 공장장은 “질병관리청과 1000만 회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초도물량 6만바이알(60만회분)이 8월 말 국내시장으로 출하될 예정이고 추후 공급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미 미생물원액2팀 팀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한 이후 모든 담당 직원들이 밤낮없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에 몰두했는데, 드디어 출하 신청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새삼 뿌듯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낀다.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이 현재의 코로나19와 더 나아가 엔데믹 등에 대응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1·2차 접종에만 활용 가능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한 연구원이 포장 상자에 담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한 연구원이 포장 상자에 담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SK바사는 이날 지난 4월 합성항원(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 분석 결과에서 대조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SK바사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GSK의 면역증강제가 적용됐다.

SK바사는 올 하반기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범위를 넓히기 위해 12~17세 대상 임상3상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코로나19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임상 등 스카이코비원의 추가 활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현재 스카이코비원은 국내에서 1ㆍ2차 기초접종용으로만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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