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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몸 풀려있다" 안철수·나경원도 채비…與당권 의외의 변수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으로 이준석 대표 해임이 임박하자 차기 당권 주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차기 대표 임기가 2년으로 최종 결정되면 2024년 총선 공천권도 가질 수 있어 당권 경쟁이 더 치열할 전망이다.

안철수·나경원 출마 사실상 공식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6월 2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현동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6월 2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김현동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은 10일 라디오에 나와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지금까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지금부터는 고민하려고 한다”며 “정치인은 언제나 몸이 풀려있다”고 말했다.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서 이 대표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날도 “적극적으로 당을 변화하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6월 보궐선거로 국회에 복귀한 뒤 ‘민(民)·당(黨)·정(政)’ 토론회를 열며 같은 당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려왔다. 토론회 때마다 수십 명의 의원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기현 의원은 아직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당내에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발족하는 등 당 대표 선거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직자가 비리 혐의로 기소됐을 때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을 개정하자는 것은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꼼수 당헌 개정’”이라고 비판하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전당대회 시기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 대표의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민·당·정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민·당·정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여론조사 1등 유승민…출마 가능성은 작아

여론조사에서는 당권 주자 중 유승민 전 의원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여론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이 23.0%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경기지사 당 경선에서 떨어진 경험 때문에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엔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적합도 2위는 이 대표로 16.5%였다. ‘이준석 효과’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어 안 의원 13.4%, 나 전 의원 10.4%, 주호영 의원 5.9%, 김 의원 4.4%, 정 부의장 2.6%, 권 원내대표 2.5%, 장제원 의원 2.2% 순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여론조사는 당 대표 선거에선 큰 의미를 갖는 지표가 아니다. 전당대회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전당대회의 경우 예비경선에선 당원 여론조사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고, 본선에선 당원투표를 7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했다. 당 대표 선거에선 ‘민심’보다 ‘당심’이 중요한 것이다.

“밴드웨건 효과(편승효과) 때문에 여론조사가 잘 나오면 당원들의 마음도 그쪽으로 움직인다”(국민의힘 TK의원)는 분석도 있지만, 국민의힘 당원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통 보수층에선 이 대표 반대 여론이 커 ‘이준석 효과’가 실제 전당대회에서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당대회 시기, ‘9~10월’이냐 ‘내년 초’냐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다만 전당대회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당 대표 선거 구도도 현재로선 안갯속이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다. 다음 달이나 오는 10월에는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것인데, 그럴 경우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권 원내대표, 정 부의장은 출마가 불가능하다. 이 대표도 징계가 끝나지 않아 못 나온다.

반면, 정기국회를 마친 뒤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를 실무적으로 짧게 운영하고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러면 비대위를 할 거 뭐 있나. (전당대회 준비)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고 답했다. 비대위를 단기로 운영하는 데 반대 뜻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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