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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5개의 마땅함’ 제시, 미국 대신 중국 선택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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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이 지난 9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회담에서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공급망 연합체)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제한령), 양안(兩岸, 중국·대만) 관계, 북한 비핵화를 놓고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박 장관은 회담에서 중국 측이 불편해할 칩4 예비회의 참석 사실을 통보하고 이해를 구했다. 왕 위원은 이에 “한국이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중국이 발언 수위를 조절했지만, 향후 한국을 상대로 칩4를 중국 배제에 활용하지 말라고 요구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북한 비핵화 협력의 경우 북한이 7차 핵실험 동향을 보임에 따라 한·중 차관급 2+2(외교·국방) 외교·안보 대화를 연내 추진키로 했다. 단 중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결 조건인 북·미 관계 개선을 둘러싼 미국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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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위원은 회담에서 ‘5개의 마땅함(應當·응당)’을 제시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독립자주 견지 ▶선린 우호 견지 ▶개방과 윈-윈 견지 ▶평등 존중 견지 ▶다자주의 견지 등이다. 중국의 평소 속내로, 한·미 동맹 대신 중국과 함께하자는 의도가 담겼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은 10일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엄정한 교섭에도 기어이 중국 대만 지역을 방문해 대만해협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미국은 연일 대만 관련 문제에 거듭 황당무계한 논리를 퍼뜨리며 중국의 정당한 훈련과 반격 조치에 대해 일방적으로 현 상황을 변화시키고 정세의 안정을 해친다며 모함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외교부가 아닌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미 비난 메시지를 담은 논평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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