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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넘어지고 담장 무너지고…문화재 40건 피해 확인

중앙일보

입력

최응천 문화재청장(오른쪽)이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적 서울 헌릉과 인릉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문화재청

최응천 문화재청장(오른쪽)이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적 서울 헌릉과 인릉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문화재청

지난 8일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호우로 천연기념물, 사적 등 국가지정 문화재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았다.

10일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집중 호우로 인해 사적 37건, 천연기념물 2건, 국가등록문화재 각 1건 등 총 40건에서 피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7건, 강원 1건이다.

천연기념물인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는 나무 주변의 옹벽과 토사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높이가 16m, 가슴높이의 둘레가 2.86m에 이르는 이 나무는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남한산성에서도 추가 피해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비로 유적 내 송암정터 성곽이 붕괴돼 탐방객의 출입이 통제됐다. 붕괴된 구간은 길이 15m, 높이 5m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묘 공신당 뒤편 담장이 무너진 모습. 사진 문화재청

종묘 공신당 뒤편 담장이 무너진 모습. 사진 문화재청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는 종묘에서는 갈참나무, 소나무 등 나무 4그루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쓰러졌고 공신당 뒤쪽 담장이 붕괴돼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추가로 확인된 피해 사례를 보면 서울, 경기 지역의 왕릉이 많은 편이었다.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헌릉과 인릉은 관람로 배수로와 석축 일부 구간이 유실되거나 붕괴된 데 이어 헌릉 동쪽의 경계 펜스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원구 태릉과 강릉의 경우, 삼육대 쪽 담장 주변의 참나무 두 그루가 강풍에 쓰러졌다. 경기 고양 서오릉은 작은 하천에 있는 석축 일부가 유실되고 소나무 한 그루가 넘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남양주 사릉에서 소나무가 쓰러진 모습. 사진 문화재청

경기 남양주 사릉에서 소나무가 쓰러진 모습. 사진 문화재청

또 여주 영릉과 영릉, 남양주 광릉, 남양주 사릉 등에서 나무가 쓰러져 조치하고 있다.

왕릉 외에도 산성, 절터 등 곳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신라 경덕왕 재위 시기인 764년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여주 고달사지는 주변 배수로 면석이 떨어져 나가고 울타리가 파손돼 현재 복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남 이성산성은 탐방로가 훼손되고 일부 구간의 토사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남한산성 피해 상황. 사진 문화재청

남한산성 피해 상황.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문화재 현황을 조사하는 한편, 기와나 담장, 나뭇가지 등 비교적 피해가 크지 않은 사안은 관할 지자체와 협의해 수리하고 있다.

봉분 표면이 무너져 내린 남양주 영빈묘의 경우, 긴급 보수를 위한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날 오후 강남구 선릉과 정릉, 서초구 헌릉과 인릉 등을 찾아 폭우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했다.

최 청장은 현장 방문에 앞서 열린 ‘2022년 세계유산축전’ 간담회에서 “폭우로 인한 문화재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구 업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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