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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리스크에 구성도 난관…암초 곳곳 널린 주호영 비대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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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비대위원 인선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 구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외부에서 2~3명, 여성도 1~2명 모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전체 비대위 구성을 마친 후 (각 내정자에게) 개별 접촉하겠다”고 답했다.

주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비대위원 수는 총 9명이다. 자신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을 제외한 6명을 주 위원장이 정하게 된다. 이 중 절반가량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한편, 성별 다양성 등도 고려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진용을 짜겠다”(양금희 원내대변인)는 것이다.

“가급적 빠르게 인선을 마무리 하고 당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주 위원장의 방침에 맞춰 당도 비대위원 임명 의결을 위한 상임전국위 준비 등 비대위 정식 출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가 처한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외부적으로는 ‘이준석 대표발(發) 소송 리스크’가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남부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내고 대표직 복귀를 위한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비대위는 좌초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반격의 빌미를 잡은 이 대표와 친윤계의 신경전은 더욱 격렬해질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비대위 인적 구성부터 난관이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친윤계 의원들이 비대위원에 다수 임명되면, 쇄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비대위 전환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의원이 거의 없었다곤 하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룹이 비대위원 다수를 차지하면 또 다시 당내 불만이 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연직 비대위원이자 대표적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에 대해 “재신임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윤핵관’측은 반발한다. 대표적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핵관 2선 후퇴’ 주장에 대해 “선출직 당직을 맡고 있는 권 원내대표 외에는 내놓을 게 뭐가 있냐. 국회의원직을 내놔야 하냐”고 반박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주 위원장은 이날 “각종 시비에서 자유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 당연직에서 제외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 전날 주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그룹이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위기 상황에) 책임있는 분들은 비대위 참여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핵관 그룹을 비대위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 위원장이 비대위 역할에 대해 “당·정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밝힌만큼, 대통령실이나 정부와 소통이 원만한 친윤계 인사를 비대위에서 모두 배제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집권 초기 여당에 ‘친윤’이 아닌 인사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와 직결된 비대위 활동 기간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주 위원장은 이날 9~10월 중 조기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그럴 거면 비대위를 할 필요가 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 역시 “정기 국회 기간에 전당대회를 하면 전력이 분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여전히 ‘9~10월 전대론’을 고수하고 있다. 김기현·안철수 의원, 나 전 원내대표 등 당권 주자들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번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 중론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이해관계를 매끄럽게 조율하는 것이 비대위의 숙제다.

이 전 대표가 해임되면서 돌아선 청년들의 민심을 다독거리는 것도 비대위가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다루는 당과 비대위의 태도를 지금 2030세대가 눈 여겨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 중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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