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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바다 간 남방큰돌고래 태산이, 고향 제주에서 눈 감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15년 제주 함덕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최근 폐사했다.

유영 중인 복순이(왼쪽)과 태산이(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6년 3월 17일 제주도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 함께 있는 모습. 태산이는 2009년 6월, 복순이는 그해 5월에 각각 불법포획됐다가 구조된 뒤 야생적응훈련 과정을 거쳐 지난 2015년 7월 6일 제주 바다에 방류됐다. 사진 해수부

유영 중인 복순이(왼쪽)과 태산이(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6년 3월 17일 제주도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 함께 있는 모습. 태산이는 2009년 6월, 복순이는 그해 5월에 각각 불법포획됐다가 구조된 뒤 야생적응훈련 과정을 거쳐 지난 2015년 7월 6일 제주 바다에 방류됐다. 사진 해수부

10일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난 6월 태산이 추정 개체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며 “등지느러미를 볼 때 태산이라고 거의 확실시하고 있으며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과 조직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들의 등지느러미는 사람의 지문처럼 모양새가 달라서 등지느러미를 이용해 개체 확인을 한다고 한다.

해수부는 포획 등 외부 흔적이 없는 점을 볼 때 태산이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산이는 2009년 6월 제주 한림읍 귀덕리에서 불법포획된 수컷 남방큰돌고래다. 포획 뒤 제주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이후 4년간 이 수족관에서 생활했지만, 쇼 돌고래로 쉽게 길들여지지 않아 대부분 내실에서 격리생활을 해야 했다.

태산이는 2015년 7월 6일 암컷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와 함께 제주 함덕 바다에 방류됐다. 당시 추정 나이는 태산이가 20살, 복순이가 17살이었다. 태산이는 윗부리가 잘렸고 복순이는 원래 입이 뒤틀리는 장애가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분기마다 모니터링을 나가는 데 지난 1분기까지 태산이가 관찰됐다”며 “오는 3분기(9월께) 모니터링에서 태산이가 육안관찰이 되지 않는다면 폐사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어 “복순이는 계속해서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혼획돼 퍼시픽리솜에서 17년간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2005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혼획돼 퍼시픽리솜에서 17년간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남방큰돌고래는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 변호사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된 돌고래이기도 하다.

우영우는 드라마에서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1년 내내 쇼를 해야하는 노예 제도예요.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족관에 붙잡혀 돌고래 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 큰 돌고래들입니다. 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라고 대사하기도 했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 보호 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 총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7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4일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면서 국내 수족관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남아 있지 않다.

2005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혼획돼 퍼시픽리솜에서 17년간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지난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2005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혼획돼 퍼시픽리솜에서 17년간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지난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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