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 韓포렌식 수사…문무일 전 檢총장 이렇게 밀어붙였다 [Law談 스페셜]

중앙일보

입력 2022.08.10 06:00

업데이트 2022.08.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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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렌식을 못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을 보호 못 한다고 했죠. 그러면 ‘수사 주권’을 지킬 수 없다고 고집해 디지털 포렌식을 수사에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수사 주권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 도입을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우상조 기자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수사 주권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 도입을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우상조 기자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61·사법연수원 18기)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이자 ‘특수통’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대검찰청 과학수사2담당관 재직 당시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수사에 본격 도입하는 데 앞장섰고,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설립을 주도했다. 이 결과 한국은 디지털 포렌식 수사 분야에서 어느 나라 못지않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세종에서 대표변호사를 맡아 형사그룹을 이끌게 된 그는 디지털 포렌식이 단지 수사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소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록이 디지털화된 시대에 디지털 자료 수집, 훼손된 기록 복구와 같은 디지털 포렌식 기능은 모든 사회 영역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펌’도 산업 지형 변화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은 더 고도화되고 그에 따라 산업 지형도 변할 것”이라며 “로펌이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국민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전 검찰총장이 현직에 있는 이들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며 최근 주요 법조계 현안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총장의 제1 덕목으로 ‘중립’을 꼽았다. 그는 “중립을 지킨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애매한 상황이라면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게 중립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대표되는 형사소송법 체계 변화에 대해선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정한 것이니, 국민이 정한 것”이라며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다만 “검찰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검찰에게 수사도 하지 말고 수사 지휘도 하지 말라는 식의 결정은 아쉽다”라고 했다.

다음은 문 대표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포렌식은 수사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밀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포렌식은 수사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밀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모든 사회,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포렌식 중요 가치”

변호사로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세종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로펌의 제안도 있었지만, 세종의 문화가 가장 개방적으로 느껴졌다. 구성원도 ‘오픈 마인드(open mind)’를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세종이 2020년 디지털포렌식센터를 확대하고 이 분야에 강한 게 ‘세종행’에 요인이 됐나.
“디지털 분야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에 대해 서로 동의했다.”
한국에서 디지털 포렌식은 수사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파트에서 처음 도입됐기 때문에 디지털 포렌식을 수사와 연결짓는데, 외국에서 수사 쪽에 쓰는 것은 아주 일부다. 민간 분야가 훨씬 많다. 소송과 관계없는 회사 업무, 더 나아가 개인적인 업무까지 모두 디지털화돼 있다. 디지털 자료가 삭제되거나 기기가 손상돼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 복구를 해야 한다. 모든 사회, 모든 영역이 디지털 자료 수집, 훼손된 기록 복구 등 디지털 포렌식은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검찰 재직 시절 디지털 포렌식 수사 도입을 주장해 관철한 이유는
“디지털화된 자료를 읽을 줄 모르게 되면, 즉 디지털화된 자료를 복구해 구현해 내지 못하게 되면 ‘수사 주권’이 사라진다고 했다.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이 분쟁이 생길 때 디지털 포렌식 능력이 있는 미국 측은 한국 회사 정보를 다 알 수 있지만, 한국 수사 기관은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기업, 국민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수사 주권’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행히 검찰과 예산 당국 등이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 미국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될 때 디지털 포렌식이 도입돼 한국의 디지털 포렌식 수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퇴임 후 로스쿨이 아닌 컴퓨터학과에서 석좌교수를 한 것도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관심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운이 좋았다. 고려대 석좌교수 재직 시절 컴퓨터 윤리와 법과 관련된 강의를 맡게 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연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로펌에 와서는 4차 산업 발전을 위해 로펌이 어떻게 법적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투명경영연구소라는 기업 컨설팅 회사를 차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이 소유와 분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기업 컨설팅을 통해 신뢰의 툴을 제공하면 소유‧경영 분리에 기여하고 그렇게 되면 한국 자본주의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종에 몸담은 이후 투명경영연구소에서의 역할은.
“그 회사부터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나는 회사 차려 놓고 경영과 실제 업무는 남은 직원들이 맡고 있다.”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검찰총장의 '제1 덕목'으로 '중립'을 꼽았다. 우상조 기자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검찰총장의 '제1 덕목'으로 '중립'을 꼽았다. 우상조 기자

“검찰총장, 법률에 충실하고 약자 편들어야”

로펌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로펌도 산업 변화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로펌은 사회 법률 지원 서비스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산업 변화를 예측하고 어떤 부분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미리 해줘야 한다.”
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법조인의 사회적 역할도 달라진 것 같다.
“민주화 이후의 시대 법조인의 역할은 이전과 다르다. 어떤 게 옳고 어떤 게 그른 것인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법조인, 특히 변호사는 분쟁에 끼어들어 승패를 다투기보다는 양쪽을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을 지냈다. 검찰총장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게 중립이다. 논리적이고 수리적 중립은 가능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쪽에선 중립으로 봐도, 다른 쪽에선 달리 본다. 현실적으로 중립을 지키려면 일단 법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역시 애매하다. 애매할 때는 약자 편이 돼야 한다. 강자 편을 들면 절대 중립이 안 된다.”
다음 달이면 형사소송 제도에 큰 변화가 온다.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제도 변화가) 급하게 전개됐는데, 검찰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검찰에게 수사도 하지 말고 수사 지휘도 하지 말라는 식의 결정은 아쉽다. 하지만 국민의 대표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국민이 정한 것이다. 변화를 예측하는 건 의미가 없다. 잘 되길 바란다.”
로펌 대표변호사로서의 목표는.
“산업 지형이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됐고, 디지털은 더 고도화될 것이다. 이런 산업 지형 변화에 세종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수용하며 국민에 대한 법률 서비스에 뒤처짐이 없게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문무일 대표변호사는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사법고시 28회에 합격했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분류되며 2004년 제주지검 부장검사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때에는 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위 수사를 맡아 효성 실무진 등을 구속했다. 2015년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팀을 이끌기도 했다.

2017년 7월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이후 2년간의 임기 동안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검찰의 잘못된 수사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며 검찰권 분산과 과거사 정리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2005년 대검 과학수사2담당관 재직 당시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National Digital Forensic Center) 설립을 주도했다. 이달 1일부터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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