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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15만명 육박…“갑자기 상태 나빠 응급실 온 환자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만 명에 육박한 9일 방역당국이 15주 만에 비수도권의 주간 위험도를 ‘중간’에서 ‘높음’으로 격상했다. 60세 이상 확진자 발생과 대응 역량에 따른 비수도권 병상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응급실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취약계층이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만9897명이다. 하루 확진자 수가 14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14일(14만8421명) 이후 117일 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5만5292명)보다 9만4605명 많다. 1주일 전인 지난 2일(11만1758명)의 1.34배, 2주일 전인 지난달 26일(9만9246명)의 1.51배다. 위중증 환자 수는 364명으로 전날(324명)보다 40명 늘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40명으로 전날(29명)보다 11명 증가했다.

매주 화요일 발표되는 주간 위험도 평가에선 8월 1주 비수도권 지역의 위험도가 ‘높음’으로 격상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수도권은 여전히 ‘중간’을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비수도권만 격상된 배경에 대해 “위험도 평가는 통상 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는 숫자 대비 60세 이상 확진자 수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두고 판단한다”며 “비수도권에서 60세 이상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어서 1~2주 내에 중환자실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8월 1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을 보면 수도권이 36.2%, 비수도권이 33.5%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의료 현장에서는 고령층과 취약계층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코로나19 진단을 받지 않고 집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상태가 나빠져서 뒤늦게 응급실에 중증으로 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대부분이 혼자 살거나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 고령층”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에선 지난 8일 밤, 의식 저하로 응급실에 들어왔던 환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자였다고 한다. 두 환자는 각각 80대와 70대로 보호자가 없는 취약계층으로 확인됐다. 병원 관계자는 “이미 폐렴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악화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지난 1일부터 구분을 없앤 고위험군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어차피 검사를 받아도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으니 그냥 참고 버티자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런 노인들이 모니터링에서 자꾸 빠지게 되면 1~2주 후 중환자가 더블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앞서 정부가 예견한 정점 15만 명 수준에 도달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번 주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추이와 관련해선 “재감염 수치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어서 정점을 찍고 바로 내려오기보다는 10만~15만 명 정도의 확진자 수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중증 환자 규모는 2주 뒤 약 55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체 감염 사례 대비 재감염 추정 사례는 7월 3주 6.59%, 7월 4주 5.43%로 7월 2주(3.71%)보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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