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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주호영…이준석 “가처분 신청할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민의힘이 9일 여당이 된 지 3개월 만에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했다. 비대위원장은 5선의 주호영 의원이 맡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 비대면 전국위원회에서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 외에 현재 권성동 원내대표가 겸임하고 있는 ‘당 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오후 2시 화상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뒤, 곧바로 전국위를 속개해 주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전국위원 재적 707명 중 51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63명, 반대 48명으로 임명안이 가결됐다. 추후 비대위원들이 임명되는 순간 비대위가 출범하고, 그때 이준석 대표는 ‘전 대표’가 된다”고 발표했다.

주호영 의원이 9일 전국위 의결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주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임무를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당의 리더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일이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는 주 위원장. 김성룡 기자

주호영 의원이 9일 전국위 의결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주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임무를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당의 리더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일이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는 주 위원장. 김성룡 기자

주 위원장은 이날 임명안 가결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첫번째 임무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해 하나 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우리가 넘어진 이유는 정부·여당이 초심을 잃고 심각한 신뢰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2년 전 총선 때의 절박하고 처절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돌아가자. 국제적으로는 열강이 충돌하고 국내적으로는 민생이 어려워져 ‘퍼펙트 스톰’마저 예고되는 이때 우리끼리 갈등하고 분열할 자유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 관리비대위”로 규정한 주 위원장은 “우리 당에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요소가 있다면 과감히 제거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국민의힘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출범한 당 혁신위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또 “당정 협력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정부가 설익거나 소통이 부족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14일)까지 6명의 비대위원 인선을 완료해 자신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포함한 9명의 비대위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염두에 둔 듯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 데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비대위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비대위 기간에 대해서는 “장기간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전국위의 주 위원장 임명 발표 직전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을 한다. 신당 창당은 안 한다”고 썼다. 비대위 전환에 대한 법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을 완료한 후 13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결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빠른 시간 안에 이 대표께 연락을 드려서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 위원장은 “정치적인 문제를 사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하지하(下之下)’의 방법이고,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피차 회복이 어려운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이 대표도 당을 이끌었고 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많은 분의 조언을 들어서 선택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강행할 경우에 대해선 “당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고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법률가의 도움도 받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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