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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상징 '터틀넥' 만든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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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미야케 이세이가 향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2016년 3월 15일 도쿄 국립 아트 센터에서 찍힌 그의 모습. AP=연합뉴스

일본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미야케 이세이가 향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2016년 3월 15일 도쿄 국립 아트 센터에서 찍힌 그의 모습. AP=연합뉴스

故스티브 잡스가 입은 검은색 터틀넥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미야케 이세이가 향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9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가 지난 5일 간세포암으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38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 다마미술대학 졸업 후 196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기술과 디자인을 배웠으며, 기 라로쉬, 지방시 등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1969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패션 디자이너 제프리 빈 밑에서 일했으며 1년 뒤 도쿄로 돌아와 미야케 디자인 사무소를 설립했다. 이듬해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를 출시했고, 1973년에는 파리 컬렉션에 처음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 기술(오리가미)을 이용한 플리츠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요미우리는 "그의 대표작인 '플리츠 플리즈'는 세밀한 주름 장식이 전면에 있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옷의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높이 평가되어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전시회도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가 만든 여성 가방 브랜드 '바오바오'도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원단 위에 삼각형 모양의 반짝이는 소재를 결합해 이어붙여 만든 가방으로 넣는 물건에 따라 가방의 형태가 바뀌어 독특한 디자인으로 평가받았다.

또 그는 애플의 창업주 故스티브 잡스하면 떠오르는 검은색 터틀넥을 만든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의 CEO가 샌프라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컨퍼런스&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의 CEO가 샌프라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컨퍼런스&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과거 일본을 찾은 잡스가 소니사 직원들이 입는 유니폼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 유니폼이 미야케가 디자인한 것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미야케가 그에게 검은색 터틀넥을 수백장 만들어주게 됐다.

잡스는 생전 터틀넥과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애플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해 왔다.

한편 미야케는 2010년 일본에서 문화훈장을, 2016년 프랑스에서는 레지옹 도뇌르 3등 훈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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