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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정책 발표 줄줄이 취소·연기…정부 비상대책반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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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로 정부가 기존 회의와 대책 발표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경제 전 분야로 번질 위험이 커지면서다. 정부는 피해 상황 점검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간밤 폭우 등으로 인해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9일 오전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통제된 올림픽대로 모습. 연합뉴스

간밤 폭우 등으로 인해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9일 오전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통제된 올림픽대로 모습. 연합뉴스

尹정부 첫 부동산대책 발표 폭우로 연기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부동산관계장관회의’가 취소됐다. 부동산 대책 주무부처인 기재부와 국토교통부는 당초 집중 호우로 인한 교통 마비 등을 이유로 이날 회의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2시로 연기했다. 하지만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 이날 회의 자체를 취소하고 다른 날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정부는 250만 호 이상 주택 공급, 재건축 규제 완화, 신도시 재정비 등 내용을 담은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 요청에 따라 취소 결정을 내렸다”면서 “국토부가 국토 안전ㆍ물류 정책도 관할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대책보다는 당장의 호우 피해 복구 대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 시점을 이번 주 내로 다시 결정해 공지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날 오후 4시 예정이었던 ‘경제 형벌 규정 개선 추진 계획’ 발표 기자회견도 같은 이유로 취소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도 김인중 차관 주재로 오전 개최할 예정이었던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민ㆍ관 간담회’를 집중 호우를 이유로 취소했다.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한복판에 상인들이 가게를 정리하며 생긴 쓰레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한복판에 상인들이 가게를 정리하며 생긴 쓰레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농업·자영업 등 산업 전반 집중호우 피해 확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날 새벽 1시 행정안전부는 호우에 따른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사상자와 실종자 등 인명 피해와 이재민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8명(서울 5명, 경기 3명)이고 6명(서울 4명, 경기 2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6시 집계했을 때보다 사망자가 1명 늘었다.

침수 피해는 농산물, 산업계 전반으로도 확산하는 중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택ㆍ도로 등에 있는 전기 설비가 침수되면서 정전ㆍ감전 피해 신고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 기상청 예보를 보면 오는 12일까지 집중 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록적 폭우로 인한 경제 전반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산업부는 박일준 제2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에너지 안전 대책반’을 구성했다. 한국전력공사ㆍ전기안전공사ㆍ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전기 사고 위험 시설 점검, 피해 전기 설비 복구에 집중하기로 했다. 석유ㆍ가스 설비, 태양광 발전소, 수소 충전소 등 주요 에너지 시설물 침수 피해 상황도 점검하고 필요하면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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