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산케이, "강제징용 문제 민관협의회, 기금설립안 유력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2.08.09 12:25

업데이트 2022.08.10 14:58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민관협의회가 한·일 기업과 개인들에게 기금을 모아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건물에서 열린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건물에서 열린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케이신문은 9일 한국발 기사에서 복수의 민관협의회 참가자 말을 인용해 협의회가 '기금설립안'을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날 열리는 3차 회의에서 이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피고인 일본 기업을 대신해 원고인 피해자에게 판결 금액을 지불하는 '대위변제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산케이는 그러나 대위변제안의 경우 '원고 14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법적 해석이 나왔고, 원고 측은 대위변제안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피고 기업의 사죄와 배상 과정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사실상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논의되던 '국제 사법재판소를 통한 해결', '원고와 피고 기업 간 직접 해결' 등의 방안은 일본 측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 협의회가 더 이상 추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기금설립안'은 2019년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과 초당파 의원들이 공동 제출한 법안인 '문희상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한국과 일본 기업과 개인들이 낸 기부금을 재원으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패소한 일본 기업들의 참여를 의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산케이는 또 협의회에 참여 중인 박홍규 고려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협의회의 논의가 8월 중 정리되면 정부가 이를 검토한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이 끝나는 10월경 일본에 해결안을 제시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가 지난달 14일 오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민관협의회 2차 회의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가 지난달 14일 오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민관협의회 2차 회의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기금 설립이 가능하려면 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하는 등 현실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피해자 측 구성원들의 불참 선언으로 현재는 민관협의회의 존속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소송대리인 측은 외교부가 최근 대법원에 이번 사안에 대해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의견서를 일방적으로 제출했다며 지난 3일 민관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달 26일 외교부는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상표권과 특허권 특별현금화 명령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민사2부와 3부에 "일본과 외교적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앞서 2018년 11월 한국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원고 양 할머니와 김 할머니는 해당 기업의 국내 자산을 강제로 현금화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고, 빠르면 오는 8~9월 현금화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현금화 명령을 내리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상표권·특허권)이 강제로 매각되고 매각 대금은 원고들에게 배상금으로 지급된다. 그러나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질 경우 일본 측의 보복 조치는 물론 국민감정 악화로 한·일 관계가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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