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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만의 기록적 폭우에 수도권, 강원서 9명 숨지고 6명 실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8일부터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9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9일 오후 11시 기준 사망 9명(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15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연합뉴스

주택 침수 사망사고 잇따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선 8일 오후 9시 7분쯤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 3명이 침수로 고립됐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배수 작업을 벌였으나 40대 여성과 그의 여동생, 여동생 10대 딸이 사망한 채 차례로 발견됐다.

앞서 같은 날 동작구에서는 폭우에 쓰러진 가로수 제거작업을 하던 구청 기간제 근로자 직원(65)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 또 주택 침수로 한 명이 숨지기도 했다.

역시 많은 비가 쏟아진 경기도에서도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도 광주시의 한 버스 정류장이 무너지면서 잔여물 밑에서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도로 사면 토사 매몰로 다른 한 명이 사망했다. 화성에선 산사태로 한 명이 숨졌다. 강원도 횡성에서도 산사태로 매몰된 실종자가 숨을 거뒀다.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1번 출구 앞 보도블록이 밤사이 내린 폭우로 떨어져 나가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1번 출구 앞 보도블록이 밤사이 내린 폭우로 떨어져 나가 있다. 연합뉴스

지하상가 통로서 사라져 

실종자도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 서울 서초구에서만 4명이 사라졌다. 지하상가 통로, 하수구 인근 등에서다. 경기도 광주에선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폭우에 집을 잃은 이재민은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만 328세대 441명이 발생했다. 대부분 인근 학교와 체육관, 숙박시설 등에서 머물고 있다. 경기도 연천과 수원지역 이재민 20세대 39명만 집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밖에 서울 동작구와 경기도 광명시 등에선 일시적으로 317세대 936명이 주민센터와 복지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산사태와 범람, 붕괴 위험을 피해서다. 상당수가 여전히 대피 상태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용인서울고속도로 동탄방면 하산운터널 인근 옹벽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용인서울고속도로 동탄방면 하산운터널 인근 옹벽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뉴시스

주택 상가 물에 침수...옹벽 붕괴 

이번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침수된 주택과 상가는 모두 2579개로 파악됐다. 서울이 2419개로 가장 많고, 경기 92개, 인천 64개, 강원 4개다. 각 기관별 확인·보고작업이 오후 6시 이후 마무리되면서 수치가 확 늘었다. 경기도 부천시 한 상가건물 지하 1∼2층이 물에 잠겨 차량 8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건물도 정전됐다. 병원에선 정전으로 환자 3명이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처되기도 했다.

옹벽 붕괴도 4건(서울 2건·인천 1건·경기 1건) 이어졌다. 토사유출 사고는 14건(경기 10건·서울 2건·인천 2건) 접수됐다. 9일 오전 1시쯤 광주(경기)~원주(강원)간 민자고속도로 내 토사유실로 차량 통행이 차단됐으나 현재 응급복구가 마무리됐다. 이밖에 농지 침수 5ha, 산사태도 11건(경기 9건·강원 2건) 일어났다. 크고 작은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번 폭우로 1만3840호가 정전됐고 현재 1만2211호(88.2%)가 복구된 상태다. 중대본은 “순차적으로 복구 중”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지하철은 모두 정상 운행 중이다. 전날 폭우로 침수돼 운행이 중단됐던 9호선 동작역도 운행이 재개됐다.

행정안전부는 9일 오전 1시를 기해 중대본을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는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8일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서울 동작구 기상청 관측소는 452㎜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서울에만 4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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