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예쁘고 비싸야 팔린다, 200만원 옷 쏟아지는 골프복

중앙일보

입력 2022.08.09 06:00

골프복 시장에서 고가 패션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력이 있는 젊은 층과 여성 골퍼가 대거 유입되면서 골프복을 명품처럼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다.

여성복 강자 한섬, 랑방 골프복 ‘출사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인 한섬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럭셔리 골프웨어 ‘랑방블랑’을 론칭한다고 8일 밝혔다. 랑방 라이선스를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랑방이라는 브랜드 이름에 프랑스어로 흰색이라는 뜻의 ‘블랑(Blanc)’을 합친 것으로, 기존 랑방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기능성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한섬이 신규 골프복 브랜드 '랑방블랑'을 런칭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 한섬]

현대백화점 한섬이 신규 골프복 브랜드 '랑방블랑'을 런칭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 한섬]

한섬은 지금까지 ‘타미힐피거’ ‘SJYP’ 등 패션 브랜드에서 골프 라인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따로 골프복 전문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랑방블랑은 아우터·니트·모자·가방 등 260여 종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터는 49만~200만원, 상의 23만8000~89만8000원, 모자 12만8000~30만원 등의 가격대로 책정됐다.

한섬 관계자는 “핵심 타깃은 2040 여성”이라며 “최근 골프 인구 가운데 비중이 가장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한섬의 강점인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대해 호감을 가진 고객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랑방블랑은 이달 중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더현대서울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10여 개로 확대한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판매에 들어간다. 한섬은 랑방블랑을 2025년까지 연 매출 300억원, 오는 2027년에는 500억원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신세계·코오롱·삼성 브랜드 ‘고공행진’

최근 골프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아예 기존 브랜드 이름을 걸고 골프복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라이선스 골프 브랜드는 스포츠 기반의 전통 골프복 브랜드보다 패션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브랜드의 감성과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와 브랜드를 새로 알릴 필요 없는 데다, 기존 의류 제작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지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위스 패션 브랜드 ‘필립플레인’의 골프복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를 론칭했다. 역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만 전개하는 브랜드다. 패션업체 아이디룩은 프랑스 브랜드 ‘아페쎄(A.P.C)’의 골프복 브랜드 ‘아페쎄 골프’를 지난 2월 선보였다.

지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론칭한 초고가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론칭한 초고가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CJ ENM도 브랜드 라이선스를 활용, 프리미엄 골프복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지난 6월 론칭했다. 홍승완 CJ ENM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론칭 행사에서 “골프복을 마치 명품처럼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됐다”며 “골프를 ‘스포츠’로 여기는 서구와 달리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골프가 비즈니스와 연결된 ‘문화’로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ENM도 지난 6월 바스키아 라이선스를 활용,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론칭했다. [사진 CJENM]

CJENM도 지난 6월 바스키아 라이선스를 활용,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론칭했다. [사진 CJENM]

여기에 2030 초보 골퍼와 여성 골퍼가 유입되면서 기능보다 취향, 디자인을 따지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에 따라 초고가 골프의류 시장이 뜨거워지는 추세다. 골프복에 명품 못지않은 희소성을 바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구호 골프’에 이어 올 하반기 남성을 타깃으로 ‘란스미어 골프’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은 ‘지포어’ 등 고가 골프 브랜드 약진에 힘입어 지난 2분기 기준 매출 3099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늘어난 81억원이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골프 시장 확장과 함께 선제적으로 골프 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력으로 매출과 이익에 모두 기여했다”고 전했다.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라이카 카메라와 협업, 영앤리치 골퍼들을 위한 한정판 거리 측정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 코오롱FnC]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라이카 카메라와 협업, 영앤리치 골퍼들을 위한 한정판 거리 측정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 코오롱FnC]

패션 업계가 골프의류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골프복 시장 규모는 6조33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20년 5조1000억원을 넘어선 후 불과 2년 만에 6조원대로 약진하는 셈이다.

시장에선 향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신규 골프 브랜드가 다퉈 생겨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콘셉트와 타깃층이 명확하고 희소한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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