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대치역 일대 물바다…관악구 도림천 범람 주민 대피

중앙일보

입력 2022.08.09 00:17

업데이트 2022.08.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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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에 호우 경보가 내려진 8일 밤 폭우가 내려 시내 곳곳이 침수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도로가 범람하면서 차량이 침수돼 물에 떠 있다. 기상청은 오늘(9일)도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폭우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사진 KBS 재난 포털 캡처]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에 호우 경보가 내려진 8일 밤 폭우가 내려 시내 곳곳이 침수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도로가 범람하면서 차량이 침수돼 물에 떠 있다. 기상청은 오늘(9일)도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폭우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사진 KBS 재난 포털 캡처]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강남, 인천 등 곳곳에서 침수·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발생한 이번 ‘장마급 폭우’는 11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500㎜의 강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남부지방에는 체감온도가 36도에 이르는 폭염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9일에는 남쪽에서 열대저압부가 제7호 태풍 ‘무란(MULAN)’으로 발달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천선 병원 침수 … 환자·의료진 대피 소동

기상청은 “8일 오후 9시 현재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9시까지 서울은 288㎜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기 광명(241.5㎜)과 부천(224.5㎜)에도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8일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에선 하수 역류 현상이 발생해 도로와 차도가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또 서울 양재역 일대에선 차량 바퀴 일부가 물에 잠길 정도로 도로에 물이 차기도 했다.

또 영등포역이 일부 침수되면서 1호선 하행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일부 지역에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밤 지하철 9호선 동작역도 침수로 폐쇄됐다. 경인선 오류동역, 1호선 금천구청역 등에서도 신호 장애 및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이수역에선 오수가 유입되면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해 무정차 통과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경인국철 1호선 주안역에서 도화역으로 향하던 열차 1대가 침수된 선로를 지나면서 서행해 뒤이은 열차 운행도 20분가량 지연됐다.

이날 낮 인천 부평구청역 인근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낮 인천 부평구청역 인근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폭우 여파로 각종 사고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울 잠수교는 이날 밤 양방향 모두 통제됐다. 밤 9시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내 매장이 침수되고, 삼성동 코엑스 내 도서관 등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24분쯤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택가에서 축대가 무너졌고, 오후 5시56분쯤에는 서울 중구 약수역 인근 공사장에서 철제 가림판이 골목 방향으로 쓰러지면서 행인 한 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기도 부천시 한 병원 건물 지하 1~2층이 침수되면서 전기가 끊겨 환자와 의료진 340여 명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산사태 위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관악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9시26분 “도림천이 범람하고 있으니 저지대 주민께서는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선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한강 대곡교(강남구) 지점은 8일 오후 9시1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폭우로 대곡교 수위가 오후 9시40분쯤 홍수주의보 기준수위(수위표 기준 5.50m·해발 15.055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외에도 오금교(서울)·중랑교(서울)·진관교(경기도 남양주시) 등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경기도 포천시 한탄강 지류 영평천 영천교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서울시는 중랑천 수위가 상승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을 전면 통제했다.

오금교·중랑교·영천교 등 ‘홍수주의보’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0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총 3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11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누적 강수량이 50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에는 최고 35도에 이르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체감온도가 32~36도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지난달 27일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는데도 다시 장마급 폭우가 쏟아지는 건 최근 한반도 주변을 연이어 지나간 태풍의 영향이 크다.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는 앞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반도 북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열과 수증기를 포함한 열대저압부들이 오호츠크해에서 마치 공기벽처럼 블로킹을 만들어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으면서 장마철 같은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앞으로 변수는 대만 서쪽 해상에 있는 열대저압부다. 이 열대저압부는 대만 해상의 수온이 높기 때문에 세력을 점점 키워 9일쯤 제7호 태풍 ‘무란’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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