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긴 비구름대, 중부 하늘 덮었다…강남 300㎜ 물폭탄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2.08.08 22:45

업데이트 2022.08.08 23:31

8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8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8일부터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밤사이 시간당 최대 100㎜에 이르는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며 “정체 전선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남북 폭이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대가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까지 서울 동작구 기상청의 자동관측시스템(AWS)은 380㎜의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300㎜), 금천구(332.5㎜), 서초구(336.5㎜) 등 강남 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광명(316.5㎜) 등 경기 남부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도로 곳곳에서는 차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기상청은 “서울 남부 지역과 인천 등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며 비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지역에도 밤사이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언론에 기상정보 긴급 방송을 요청했다.

밤에 비 강해져…호우 경보 발령

8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역 인근 코엑스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인근 도로가 물이 차오르자 물막이 치수판을 긴급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역 인근 코엑스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인근 도로가 물이 차오르자 물막이 치수판을 긴급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밤사이 비구름대가 머무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은 “여름철에는 밤이 되면 대기가 안정되면서 대기 하층의 바람이 더 강해져 수증기를 더 많이 옮기기 때문에 낮보다 더 강하고 많은 비가 온다”며 “남북 간에 폭이 30㎞에 이르는 비구름대가 좁은 지역에 비를 퍼부으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기상청도 “오후 9시 20분 현재 인천 남부에서 서울 남부, 경기 양평으로 길게 이어진 폭이 좁은 비구름대가 머무르며, 서울 남부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며 “이 비구름대가 이동하면서 앞으로 경기 남부에도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8일 오후 10시 20분 현재 기상청 레이더 이미지. 서울 남부와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긴 형태의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했다. 기상청

8일 오후 10시 20분 현재 기상청 레이더 이미지. 서울 남부와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긴 형태의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했다. 기상청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9일 자정까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00~20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인천, 경기 대부분 지역에 호우 경보를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한에도 매우 많은 비가 예상돼 임진강과 한탄강, 북한강 등의 수위가 갑자기 높아질 가능성 대비해야 한다”며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등 이용 시 불어난 물에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저지대 침수와 하천·저수지 범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 끝났는데 폭우 내리는 이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상청이 지난달 27일에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는데도 다시 장마급 폭우가 쏟아지는 건 최근 한반도 주변을 연이어 지나간 태풍의 영향이 크다.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는 앞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반도 북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열과 수증기를 포함한 열대저압부들이 오호츠크해에서 마치 공기벽처럼 고기압능 블로킹을 만들어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길이 막힌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장마철과 같은 형태의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박 통보관은 “남쪽에서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많은 에너지를 담은 연료라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는 스파크로 볼 수 있다”며 “이 둘이 충돌할 때마다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당분간 중부 지방과 전북·경북권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비는 주말을 지나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에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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