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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퇴에 野 "하나 관둔다고 해결되나"…이젠 한덕수 겨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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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사퇴를 선언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중앙포토

8일 사퇴를 선언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중앙포토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안을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34일 만인 8일 결국 사퇴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치가 옮은 대로 돌아간다)”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은 전선을 더 넓혀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미 국민적 심판이 끝나 ‘식물 장관’ ‘투명각료’로 전락한 박 부총리의 사퇴 정도로는 (국정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며 “국정 위기는 정권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의 위기이자 대한민국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사적 채용과 인사 문란에 대해 내부 진상 조사와 문책을 수차례 요구해왔다. 계속해서 귀를 닫고 무시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오만과 불통에서 벗어나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부가 인사 문제도 제대로 못 다룬다"고 비판했다. 김성룡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부가 인사 문제도 제대로 못 다룬다"고 비판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 원내지도부 인사는 “박 부총리가 사퇴한 것은 사필귀정”이라면서도 “그런데 그 사람 하나 그만둔다고 국정이 해결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도 중앙일보에 “박 부총리는 애초에 임명을 강행하지 말았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청문회라도 제대로 했으면 낙마했을 사람인데 결국 임명된 뒤 낙마하면서, 정권 초반에 교육정책의 동력이 상실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박 부총리의 사퇴설이 돌았던 8일 오후 대통령실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한 뒤 2시간 만에 박 부총리가 사퇴한 것도 민주당의 뭇매를 맞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인사 문제 하나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나”라고 비판했다.

8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8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민주당의 다음 타깃은 한덕수 국무총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승원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한 총리와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KDI)이 법정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도록 한 총리 등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은 지난주부터 김건희 여사의 용산구 한남동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결국 핵심은 김 여사가 국정 일부에 관여하고 있는 점 아니겠냐. 혹여 국정조사에서 무언가 밝혀진다면 정권을 뒤흔들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도 있다”(초선 의원)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8월 1~5일)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9.3%로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8월 2~4일)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8월 5~6일)에선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70.1%에 달하기도 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서서히 오르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0주째 상승한 48.5%로 국민의힘 지지율(35.8%)을 12.7%포인트 앞섰다. 이에 여론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평가받는 대통령 인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민주당 지지율 상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현재로선 민주당이 호재를 잡은 셈이지만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되면 상황이 변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대표가 된 이 의원이 윤 대통령 공격에 나서면 정국이 ‘대선 시즌2’로 흐르면서 보수층이 윤 대통령에 다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8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상선 기자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되면 소위 ‘컨벤션효과(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를 누리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얼마간 상승하겠지만 이후 순차적으로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 중도층부터 지지세를 거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세 하락을 민주당이 제대로 못 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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