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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렇게 하면 예금보다 낫다"…주식 보릿고개 투자법

중앙일보

입력 2022.08.08 07:00

업데이트 2022.08.30 17:59

국내 주식 투자자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만한 그분.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고 왔습니다. 하반기 주식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면 좋을지 가장 중요한 변수들을 놓고 이야기하고 왔으니까요. 꼼꼼히 읽어보시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불과 지난달 중순 만해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가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또 2400선을 회복했는데요. 연말까지 이 회복세는 이어질 수 있을까요.

"하반기에도 주가가 화끈하게 올라가면서 투자의 붐이 조성되는 그런 흐름은 당연히 아닐 것 같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3300부터 2300선이 깨질 때까지 1000포인트 넘게 떨어지고, 지금은 바닥에서 150포인트 정도 올라온 수준이니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을 듯합니다. 다만 코스피가 지난해 7월 초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13개월째 하락하고 있고, 하락율이 30% 정도됩니다. 어지간한 악재는 주가에 많이 투영돼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50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이 오가는 박스권 행보가 예상됩니다."

대세 상승은 어렵다고 보는군요.

"그동안 자산시장이 강세를 나타냈던 가장 중요한 논거는 저금리였는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죠. 7월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할 수 있다는 언질을 하긴 했죠. 하지만 그건 경기둔화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 다음 경기가 멀쩡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드랜딩이냐, 소프트랜딩이냐의 차이일 뿐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경기 둔화는 매우 높은 확률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우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라는 조합은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조합은 아닌 것 같고요. 미국 소비지표와 경기 선행지수가 꺾이고 있는 것도 미국 경기둔화의 징후들입니다. 한국은 수출이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경기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도 어려워지겠네요. 지금까지 나온 2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합니다만.

"하반기에는 나빠질 것 같습니다. 지금의 매크로 지표들을 보면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하는 숫자보다 하반기에 기업실적은 조금 더 나쁜 숫자로 나올 개연성이 크고요.

이게 늘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미국이 금리 올린 다음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온전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이 금리를 많이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제어했을 때는 미국경제도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실업률이 높아졌죠. 미국 농민들이 워싱턴에 있는 연준 사무실에 트랙터를 몰고 와 시위를 할 정도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 다음에 미국 주택대부조합 S&L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저축은행과 비슷한 그런 회사들이 파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요. 1990년대 중반 금리 상승기엔 미국경제는 잘 버텼지만 멕시코에서 외환위기가 터졌고, 그다음 태국과 한국, 러시아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9년의 금리인상 다음에는 IT 버블 붕괴가 있었고요.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금리인상 다음에는 미국 부동산 버블의 붕괴를 촉발했던 서브프라임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 주가는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굉장히 높은 확률로 나타났던 어떤 경제·금융위기가 나온다고 하면 주식은 더 빠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럴 경우엔 한국이나 미국이 경험적으로 주가지수가 반토막이 났었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는 건가요.

"부채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건 도저히 건드릴 수가 없는 부분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번에는 심각한 위기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세요. 청년들 대출에 대해 빚을 탕감해주는 건 아니지만 만기연장을 해주잖아요. 자영업자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자본주의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어요. 너무 큰 비용을 치렀던 거예요. 자본주의의 룰대로 실수한 사람이 파산해야 했는데 그 이후 AIG나 메릴린치는 막았잖아요. 나쁘게 말하면 '대마불사 자본주의'죠.

리먼 파산 이후 파산 없는 자본주의가 되다 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만 봐도 지난 10년간 심각한 위기는 없었지만 뭔가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활력을 잃은 자본주의거든요. 저는 파산 없는 자본주의라고 하는 게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지는 않지만 그 다음에 좋아지는 힘도 약하게 했다고 봅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연준이 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어요. (한국시간 7월 28일 새벽)

"연준이 너무 늦게 움직였어요. 연준이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서 미국 기준금리가 2.25∼2.50%가 됐거든요. 지금 많은 분이 기억을 못 하시겠지만 2017~2018년에도 미국이 인플레이션이 생기면서 금리를 올렸거든요. 그때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9% 수준이었어요. 그때 미국 기준금리가 2.5%까지 올랐어요.그런데 지금은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 8~9%에요. 이미 물가는 치솟았고 연준이 물가를 뒤쫓아가면서 뒷북 행보를 하는 거예요. 이제야 2008년 지점까지 간 거예요.

그럼 여기서 이제 물가가 더 높으니까 금리가 2008년도보다 높아져야 될 텐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속도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이미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 생각에는 이번 긴축 정책의 종착역은 인플레이션을 못 잡을 거라고 봅니다. 늘어난 부채를 생각하면 인플레이션만 잡겠다고 금리를 많이 올리긴 힘들 것 같거든요.

또 '인플레이션을 꼭 잡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도 던지고 싶어요. 중앙은행은 매년 물가가 2% 올라가는 게 경제에 활력을 주는 이상적인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물가가 3~4% 올라가면 세상이 망하는 건가요? 사람들이 과소비를 해서 경제에 과잉수요가 있다고 하면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소비가 위축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금리상승은 과잉소비도 있지만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발생한 공급불안 측면도 있거든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전쟁이 멈춰지는 게 아니듯이 이번엔 본질적으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는 속성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수요를 잡아서 물가를 잡으려고 하면 경제를 많이 망가뜨려야 돼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연준도 어느 정도 높은 물가는 인정하면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건 한국에 불리하지 않을까요.

"한국보다 미국이 금리가 높았던 적이 처음이 아니에요. 2000년, 2006년, 2018년에도 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미국 금리가 높아졌을 때 한국이 어느 정도 쫓아가는 건 불가피하다고 보는데 금리역전이 돼서 바로 자본유출이 나타난다고 하는 건 저는 과잉우려라고 봐요.

어떤 사람도 중앙은행과 기준금리로 직접 거래하지 않아요. 한국정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생각해보면 3%가 넘습니다. 미국 국채는 2% 후반이고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나라가 많지 않아요. 세상에 미국과 한국만 존재한다면 금리가 높아진 미국으로 돈이 빠져나가겠지만,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다른 많은 대안들이 있어요. 그런데 한국은 그중에서도 금리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 됐을 때도 자본유출이 나타나지 않았고요.

2018년 역전된 금리 차이가 0.75%포인트까지 갔어요. 미국은 2.5%, 한국은 1.75%였는데 그 정도까지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미국이 금리를 더 많이 올릴 수도 있을 텐데 그건 새로운 영역입니다. 거기선 자본유출이 없다고 말하기 힘들어요. 결국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향해 계속 오를 것 같더니 다시 주춤해졌습니다. 하반기 환율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환율 역시 미국 금리의 함수예요. 원·달러 환율이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 국면보다 더 높은 1300원을 넘어가서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달러대비 엔화가치는 1998년 이후 최저치(엔달러 환율 최고치)입니다. 유로도 2003년 이후 달러 대비 제일 약해요.

이 모든 상황은 미국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면서 강달러에 의해 다른 통화가치가 약해지고 있는 거예요. 기축통화가 아닌 나라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커요.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먹고 살려면 달러가 필요한데, 달러를 조달하는 비용이 커진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많은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한국이 같이 올려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고요.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돼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7월 FOMC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하반기 전반적인 투자 전략,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올해는 약세장으로 마감될 확률이 높은 상황인데, 코스피가 2년 연속 떨어지는 건 매우 드문 일이거든요. 외환위기 이후로 우리 코스피가 2년 연속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주변에 주식으로 돈 많이 번 부자들을 관찰해보면 그들이 성공한 건 주식에 투자한 자산이 그들 자산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버틸 수 있어야 해요. 결론적으로 이게 바닥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높아질 확률은 높은 상황이에요. 한 2년 정도 버틸 수 있는 돈으로 지금 주식에 투자하게 되면 실패 리스크는 많이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할까요. 

"삼성전자가 오른다, 떨어진다 이런 말씀을 드리진 못하고요. 삼성전자는 중소형주처럼 단기간에 서너배 오르는 게 아니고 길게 시간을 감내하는 사람들에게 보답을 줬던 주식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한 3~4년 전부터 달라진 거는 배당을 많이 주거든요. 삼성전자 우선주는 3% 배당수익률이 나오고, 보통주도 3% 가까운 배당 수익률을 줍니다. 저는 바닥이라는 확신도 없고 그런 말씀 드릴 만한 자격도 안되는데, 한 2~3년 놓고 보면 은행 예금보다 많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 관심 가져볼 만한 주식이 있을까요. 

"역시 배당주예요. 요즘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우리나라도 배당 수익률이 7% 넘는 종목이 한 70개가 있고요. 최근 한 6~7년 동안의 배당금을 체크해 보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배당을 줄이지 않고 꾸준히 주는 업체들을 체크해보세요. 그 정도면 상당히 높은 안전마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20~30대들이 주식 하락은 물론 부동산 가격 하락, 비트코인까지 하락해서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보릿고개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주신다면요.

"투자 세계에 들어오시는 건 환영이에요. 다만 '영끌'은 권하고 싶지 않아요. 투자는 견디는 건데 '영끌'은 내 돈에 제약을 두는 거거든요. 그건 질 확률이 높아요. 내가 뭘 맞추자고 생각하면 안 돼요. 틀릴 수도 있고 또 맞추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에요.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 달라서 일반론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씀을 드립니다. 꼭 투자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어릴 때 이거 아니면 세상이 끝일 것 같았는데 나이를 먹고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세상이 끝날 것 같아도 그거는 내 긴 인생이에요. 작은 파동일 뿐이니까. 젊은 투자자가 가져야 할 것은 '레버리지'가 아니라 '시간'이에요. 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돈으로 내가 길게 투자했을 때 이게 스노우볼 효과가 생기는 거예요. 실패하면 실패한대로 또 버티면 버틴대로 여기서 교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8월 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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