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싫어할 '반도체 동맹' 칩4…尹정부, 美에 "예비회의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한국·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7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외교부가 최근 ‘칩4’ 예비회의에 우리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비회의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간 ‘칩4’와 관련, 규칙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소위 ‘룰 메이커(rule maker)’로 참여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칩4’에 본격 참여할지는 예비회의 결과에 달렸다”며 “정부는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예비회의에 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선 칩4의 세부 의제나 참여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며 협의체의 명칭 자체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칩4’가 배타적 성격을 지닌 ‘동맹’이라는 표현보다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정부는 또 향후 예비회의 논의 과정에서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9일 중국 칭다오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 예정인데, 이 문제가 회담에서 양국 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만의 ‘칩4’ 참여 문제 역시 민감한 사안이다. 중국은 대만이 국제무대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기 때문에 대만의 참여가 현실화할 경우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및 중국·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대만이 참여하는 ‘칩4’ 예비회의 개최는 또 다른 갈등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교부는 신중했다. 외교부는 “미국의 제안은 첨단 반도체 생태계에서 분야별로 강점을 갖춘 4자가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하자는 것”이라며 “주요 협력 분야는 ▶인력 양성 ▶R&D 협력 ▶공급망 다변화 등을 상정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미국 측과 조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