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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기로 봉쇄 후 가오슝 상륙…중국, 사실상 대만침공 리허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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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일 대만 해안선 근처까지 접근한 중국군 군함 위에서 한 군인이 저지에 나선 대만 호위함 란양호를 망원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 대만 해안선 근처까지 접근한 중국군 군함 위에서 한 군인이 저지에 나선 대만 호위함 란양호를 망원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실전 훈련을 점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발표한 훈련 내용을 종합하면 대만 무력통일을 상정해 ‘미사일 공격→영해·영공 봉쇄→상륙작전’으로 이어지는 ‘72시간 작전계획’을 이번에 훈련했다는 것이다. 대만 국방부도 7일 중국의 훈련은 대만 공격을 상정한 모의 실전 훈련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 관영 신화사는 훈련 종료 시점을 7일 정오로 발표했다.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총 72시간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7일 낮 “대만 주변 해역과 공중에서 실전화 합동훈련을 계속했다”며 “육상을 겨냥한 합동 화력 타격과 장거리 공중 타격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①첫날 미사일로 선제공격=양안 관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72시간 작계’가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에 일부 노출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훈련 1일 차였던 4일 신원롄보는 재래식 미사일 훈련을 강조하며 “정확한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대만 내 핵심 목표를 공격하면서 미국 항공모함의 접근을 막는 미사일 발사가 먼저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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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둘째 날 공중에서 대만 봉쇄=5일엔 전폭기 이륙 장면으로 뉴스가 시작됐고 “대만 북부·서남·동부 해·공역에서 실전화 합동훈련을 이어갔으며, 합동작전 능력을 검증했다”며 공군 훈련을 보여줬다. 동부전구의 공군 조종사 허우훙은 “보물섬(寶島) 대만의 해안선과 중앙산맥을 공중에서 내려봤다”고 말해 중국 전폭기가 대만에 접근했음을 알렸다.

③셋째 날 육상 타격 상륙작전=6일엔 상륙작전을 보여주듯 합동 육상 타격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고 알리면서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 항구를 화면에 내비쳤다.

대만 국방부는 6일 구축함 마궁함이 중국 호위함 마안산함을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해 맞대응했다. [사진 대만 국방부 트윗 영상 캡처]

대만 국방부는 6일 구축함 마궁함이 중국 호위함 마안산함을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해 맞대응했다. [사진 대만 국방부 트윗 영상 캡처]

대만 국방부도 중국의 무력 위협에 대응했다. 6일 마궁(馬公)함이 중국 미사일 호위함 마안산(馬鞍山)함을 지근거리에서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 대만군은 오는 9~11일 남부 핑둥(屏東)현 인근에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이번 훈련 과정에서 중국·대만·일본은 미사일을 놓고 심리·정보전을 보여줬다. 지난 4일 중국군이 사상 처음으로 대만 상공을 지나는 둥펑(東風) 미사일을 쏜 뒤 벌어진 상황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4일 오후 늦게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9발의 발사 지점과 탄착 지점을 발표했다.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며 반발했다. 중국은 미사일 탄착점 숫자를 16개로 표기한 동영상을 통해 발사 숫자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반면에 대만은 11발로 발표하면서 발사 지점과 미사일 모델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만 자유시보는 6일 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이 이런 차이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둥펑-17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뒤 활강비행하며 궤적을 바꿔 탐지가 어렵다. 대만 고위 소식통은 “3000㎞ 범위의 중국군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미사일 탐지 능력을 중국이 알 수 없도록 발표 때 ‘정보 완충지대’를 설정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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