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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 칠 결심’‘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박해일 ‘밈 놀이’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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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해일 주연의 영화 ‘한산 : 용의 출현’과 ‘헤어질 결심’(아래 사진) 이 나란히 순항 중이다. 두 영화 속 상황과 대사를 활용한 ‘밈’도 인기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해일 주연의 영화 ‘한산 : 용의 출현’과 ‘헤어질 결심’(아래 사진) 이 나란히 순항 중이다. 두 영화 속 상황과 대사를 활용한 ‘밈’도 인기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해일의 왜놈 칠 결심’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의 ‘밈’(Meme) 버전 제목이다. 장르도, 시대 배경도 다른 영화지만 박해일이 출연한다는 공통점으로 ‘헤어질 결심’의 대사를 ‘한산’으로 패러디하는 온라인 놀이가 유행이다.

두 영화의 주연인 박해일은 예상치 못한 겹치기 개봉에 뜻하지 않은 입소문으로 여름 극장가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인터넷 밈’이란 특정 콘텐트에 기반해 2차, N차 가공한 창작물이나 패러디다. ‘짤’ ‘짤방’ 등과 유사한 의미로 혼용된다.

‘한산’을 본 관객들은 ‘헤어질 결심’의 명대사를 이용한 관람평을 남기고 있다. “우리 日(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포탄을 좀 알고 싶은데요”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왜는 깊은 바다에 버려요” “침몰했구나, 마침내” 등 두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댓글 놀이가 한창이다. 이러한 밈 현상은 대중이 자연스럽게 두 영화를 보게 하면서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6일 박스오피스 기준 6월 29일 개봉한 ‘헤어질 결심’은 175만 관객을 불렀고, ‘한산’은 7월 27일 개봉해 415만을 돌파했다.

박해일 주연의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위 사진)과 ‘헤어질 결심’이 나란히 순항 중이다. 두 영화 속 상황과 대사를 활용한 ‘밈’도 인기다. [사진 CJ ENM]

박해일 주연의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위 사진)과 ‘헤어질 결심’이 나란히 순항 중이다. 두 영화 속 상황과 대사를 활용한 ‘밈’도 인기다. [사진 CJ ENM]

특히 ‘헤어질 결심’은 밈 효과를 제대로 봤다.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임에도 100만 관객 돌파까지 16일이 걸리는 초반 저조한 흥행 추이를 보이다,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명대사들이 영화의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N차 관람’을 불렀다.

제작비 300억원을 들인 ‘한산’ 또한 손익분기점(600만)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헤어질 결심’에 매료된 관객들은 박해일표 이순신에 대한 궁금증으로 극장을 찾기도 한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명량’에서의 용장(勇將) 최민식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분노를 꾹꾹 누르는 ‘한산’의 이순신이 작품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나니까 주변에서 호들갑을 떨고 막 난리를 치는데, 박해일이 가만히 앉아서 절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지점이 끌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는 대중적인 블록버스터, 또 하나는 어떤 면에선 예술 영화에 가까운 장르인데 두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배우가 박해일이다. 캐릭터는 다르지만 연기하는 배우의 색깔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비슷한 시기 개봉을 의도한 것은 아니겠으나 박해일 중심으로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생겼고, 두 작품이 같이 선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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