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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도 편히 못쉬네"…5대그룹 총수들 휴가 대신 경영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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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넷째)이 지난 6월 1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넷째)이 지난 6월 1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이른바 ‘3고(高) 위기’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여름휴가 기간에도 여행이나 휴식보다는 경영 구상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돼온 만큼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오는 9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10일까지 법정 하계 휴정으로 계열사 합병 의혹 관련한 재판 일정이 없는 상태다. 대신 주로 서울 서초동 사옥에 출근하면서 미국·일본·대만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칩4 동맹’ 압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가전·모바일 성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휴정기간 중 해외 경영 현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말 법원의 공판기일 변경으로 9일간의 여유가 생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다녀왔고, 지난 6월 중순에도 재판부의 허락을 받고 네덜란드·벨기에 등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출장차 찾은 미국에서 이달 초까지 머물면서 휴식 겸 경영 구상 시간을 가졌다. 귀국 후엔 이달 말로 예정된 그룹의 대표적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 관련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 대한상의가 추진하는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한식의 산업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오는 9일부터는 방송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에 출연한다. 최 회장이 ‘식자단장’을 맡아 기업인·셰프·외국인·MZ세대·학자 등과 함께 한식의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CEO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별도의 여름휴가를 갖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현대차·기아의 주요 사업장이 집중휴가에 돌입했음에도 그의 일정은 따로 공개된 게 없다. 지난달 2주간의 유럽 출장 당시 글로벌 항공업체 경영진과 접촉하며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구상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그룹의 하반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19년 임원과 팀장급 직원에게 책 『최고의 질문』을, 2020년엔 아마존의 경영 전략을 담은 책 『포에버 데이 원』의 추천사를 써서 배포한 바 있다. 올해는 공개적으로 도서를 추천하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짧은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라”고 휴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휴가 기간 중 다음 달 열릴 사장단 경영전략 워크숍 관련한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을 놓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부산 시그니엘에서 열린 하반기 VCM에 참석했다. 사진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부산 시그니엘에서 열린 하반기 VCM에 참석했다. 사진 롯데그룹

최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돼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 회장은 보통 8월 중순경 3~4일간 일본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왔다.

올해도 이 같은 일정을 소화할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최근 그룹의 주요 사업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모두 고전하고 있다. 유통 부문은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창출이, 화학 부문은 원재료 상승과 수요 위축에 대한 대책 마련이 숙제다. 신 회장은 지난달 ‘2022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복합위기’ 대비를 강조하며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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