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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엉긴 치킨 항의하자 "생명에 지장 없다"…유명 체인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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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피가 빠지지 않아 응고한 뒤 뼈에 달라붙은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사진 A씨 제보=연합뉴스

닭의 피가 빠지지 않아 응고한 뒤 뼈에 달라붙은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사진 A씨 제보=연합뉴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피가 덜 빠진 닭을 가공, 판매한 뒤 소비자가 항의하자 “생명에 지장 없으니 먹어도 된다”고 대답해 논란이다. 이 업체는 소비자가 사진을 보내주자 그제야 “피가 제대로 안 빠졌다.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치킨 사진 보내주자 뒤늦게 "피 제대로 안 뺐다, 미안하다" 사과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지난 3일 집 근처 치킨 체인점에서 닭 날개 튀김을 주문해 어머니와 함께 먹었다.

그러나 치킨의 살점을 뜯어 먹다 보니 뼈에 검은 응어리들이 엉겨 붙어 있었고 치킨을 집는 젓가락에도 검은 이물질이 묻어나왔다.

A씨는 치킨을 제조한 점포에 전화했다. 점포에선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본사에 연락했는데 “인체에 무해하다. 생명에 지장 없으니 먹어도 된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본사 측은 A씨가 검은 응어리가 붙어있는 치킨 뼛조각들의 사진을 찍어 보내주자 그제야 “납품업체에 확인했다”며 “닭의 피를 제대로 빼지 않은 채 유통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본사 측은 “닭을 제공하는 협력업체 현장 조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피가 덜 빠진 닭들을 모두 폐기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A씨는 “먹어도 괜찮다는 업체의 초기 반응이 황당했다”며 “업체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가 안 빠진 닭들이 더 많이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품질 관리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업체 확인 결과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피가 덜 빠진 닭들이 유통되기 쉽다고 한다.

폭염이나 혹한기에 닭들이 옮겨질 때 스트레스를 받아 날개가 안 펴지거나 근육이 경직돼 가공 과정에서 피가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닭 가공업체가 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지만, 그러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결국 인건비 부담이 커져 잘 처리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본사 측은 “고객들이 불쾌감을 느껴 항의하면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닭 뼈에 붙은 검은 물질이 피인 줄 몰라 보상도 못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협력사에서 가공 닭을 X레이에 통과해 검사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품질관리에 더 신경 써줄 것을 협력사에 요청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우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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