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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경상수지 248억 달러 흑자지만, 작년보다 170억 달러 줄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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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호 15면

우리나라 6월 경상수지가 56억1000만 달러(약 7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아니지만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한 흑자 규모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상수지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6월(88억3000만 달러) 대비 32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또 상반기(1~6월) 경상수지는 247억8000만 달러(약 32조1000억원) 흑자로 지난해 상반기(417억6000만 달러)보다 169억7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상반기(230억1000만 달러) 이후 5년 사이 최대 감소 폭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특히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과 수입의 차이) 흑자 규모가 급감 중이다. 6월 상품수지는 35억9000만 달러 흑자로 1년 전(75억5000만 달러) 규모에서 반 토막이 났다. 1년 사이 수출액은 9.1%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18.9% 늘었다. 6월 원자재 수입액은 28.9% 증가했는데 석탄과 원유 수입액이 각각 189%, 53.1% 늘었다.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은 이 뿐만이 아니다. 6월 전체 수출액은 595억3000만 달러로 20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대(對) 중국 수출 부진 여파가 작용 중이다. 6월 통관 수출 기준 미국(12.2%)과 중동(8.6%), 동남아(8.1%) 등지에선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중국(-0.8%)에선 고전했다. 중국 경제가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의 여파로 위축된 영향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에선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증가한 게 상품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6월 서비스수지는 4억9000만 달러 적자를, 운송 수지는 16억5000만 달러 흑자를, 여행수지는 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500억 달러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쉽지 않다고 내다본다. 국제 유가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추세가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데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 등의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무역수지는 상반기에만 103억5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반기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는데도 글로벌 공급망 대란 여파가 크게 작용하면서 수출에서 반사 이익이 미미했다”며 “하반기에도 경상수지가 눈에 띄게 개선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4일 기자들과 만나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은 작고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지 수출 부진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 수석은 “예전만큼 중국과의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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