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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왕건왕릉·南 정몽주 묘역... 남과 북 고려문화제, 사진으로 만나다

중앙일보

입력

남북의 고려시대 문화재가 한자리에 모였다. 개성의 왕건왕릉과 대구의 신숭겸 유적이 만나고, 용인의 정몽주 묘역과 개성의 숭양서원이 만났다.

개성 왕건 왕릉. 사진 유수 작가

개성 왕건 왕릉. 사진 유수 작가

용인 정몽주 묘역. 사진 유수 작가

용인 정몽주 묘역. 사진 유수 작가

임진각 전망대 3층 전시실에서《고려 the Corea 남과 북, 고려문화재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도지사 김동연)와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강헌)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남과 북에 흩어져 있는 고려시대 문화재를 한곳에 모으는 특별한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장의 위치도 고려의 수도인 개성과 지척인 파주 문산이다.

'고려 the Corea 남과 북, 고려문화재 사진전' 전시 포스터. 사진 경기도

'고려 the Corea 남과 북, 고려문화재 사진전' 전시 포스터. 사진 경기도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고려는 남과 북이 따로 없으므로, ‘고려’라는 이름 그 자체로 자연히 모두 하나가 되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전시한 유수 사진작가. 유 작가는 지난 2014년부터 3차례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에 참여하며 만월대에서 발굴한 유물과 함께 개성 문화 유적을 카메라에 담았다. 개성에서 돌아온 후 남한 지역의 고려 문화재를 찾아 나섰고, 하나하나 기록해 나갔다.

개성 성균관 대성전 앞 수창궁 용두. 사진 유수 작가

개성 성균관 대성전 앞 수창궁 용두. 사진 유수 작가

안성 국사암 궁예 미륵. 사진 유수 작가

안성 국사암 궁예 미륵. 사진 유수 작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개성의 문화재는 왕건왕릉, 만월대, 남대문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대부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들이다. 남한의 문화재로는 몽골항쟁 당시 강화도에 남은 항몽유적을 비롯해 고려의 미가 드러나는 여러 불교문화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로써 남북 문화재가 어우러진 고려시대 전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고려만의 독특한 미감을 만끽할 수 있다.

대구 신숭겸 유적지. 사진 유수 작가

대구 신숭겸 유적지. 사진 유수 작가

개성 성균관 전경. 사진 유수 작가

개성 성균관 전경. 사진 유수 작가

전시 사진은 총 130여점. 이 중 개성 만월대에서 발굴한 금속활자는 고려시대 문화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또, 하남 교산동에 있는 마애여래좌상은 고려 국왕을 ‘황제’라 칭한 새김글이 고려가 황제국임을 드러내는 증거가 된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전시장 가운데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가로 8.4m짜리 개성의 야경사진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보름달 아래 펼쳐진 고려 도읍의 모습은 과거 이 땅이 하나의 산하로 존재했음을 웅변하고 있다.

전시장 한 쪽 벽에 가로 8.4m짜리 '개성 야경' 앞에는 고려시대 석상들이 놓여있다. 김성룡 기자

전시장 한 쪽 벽에 가로 8.4m짜리 '개성 야경' 앞에는 고려시대 석상들이 놓여있다. 김성룡 기자

이번 전시는 남과 북이 역사적 동질성을 느끼는 주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 작가는 “흩어진 고려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도 무척 흥미로웠다”며 “분단으로 온전한 고려의 모습을 보기 힘든 지금, 이 작업을 통해 고려의 본바탕을 조금이나마 알리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1일(매주 월요일 휴관)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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