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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한국 고인돌, 정비·복원 과정서 원형 훼손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07년 경남 김해시 구산동 도시개발사업 당시 발견된 지석묘. 사진 김해시

지난 2007년 경남 김해시 구산동 도시개발사업 당시 발견된 지석묘. 사진 김해시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확인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 제280호)가 복원 공사 도중 원형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문화재청은 5일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을 찾아 고인돌 상석 아래 바닥돌(박석), 하부 문화층(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구산동 지석묘 복원·정비사업 시공사가 묘역을 표시하는 바닥돌을 걷어내고, 하부 문화층을 건드려 일부가 손상됐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고인돌 유적이다.

학계는 상석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판단했다.

구산동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 김해시는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해 2020년 12월부터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을 했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유전 지역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형상 변경을 하려면 별도의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 구산동 지석묘 정비공사 과정에서는 보존대책 수립·이행이 되지 않았고,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문화재청은 판단했다.

몇몇 문화재 전문가들은 박석, 문화층 훼손 때 포클레인 등 중장비가 동원됐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김해시는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기념물이어서 경남도로부터 2020년 6월 문화재 형상변경 허가를 받아 공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랫동안 햇빛, 비바람에 훼손된 박석을 하나하나 손으로 빼 고압 세척, 표면 강화처리를 한 후 다시 그 자리에 박아 넣었고 중장비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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