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쐐기’, 朴 ‘중도’, 姜 ‘기반’…충청권 달려간 野 3인 주자들

중앙일보

입력 2022.08.05 17:59

업데이트 2022.08.05 18:15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8ㆍ28 전당대회의 지역 순회경선이 6일 강원과 대구ㆍ경북(TK)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3ㆍ9 대선 패배 후 반년 가까이 이어진 비상대책위 체제를 끝내고 윤석열 정부와 맞설 정상 지도부를 선출하는 여정이다. 순회경선을 하루 앞둔 5일, 당권 주자 3인방인 이재명ㆍ박용진ㆍ강훈식 후보(기호순)의 발걸음은 모두 전략지역이라는 충청으로 향했다.

그동안 각종 선거 때마다 이념색이 덜한 충청권의 승자가 결과적으로 1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대선 때만해도 1위(윤 대통령)와 2위(이 후보) 간 격차는 전국(0.73% 포인트)에 비해 충청권(4.23% 포인트)이 훨씬 컸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참여한 모습. 뉴시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참여한 모습. 뉴시스

李 ‘쐐기’, 朴 ‘중도’, 姜 ‘기반’…충청권 전략은

이 후보는 이날 대전과 세종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을 만났다.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당원 간담회를 연 그의 곁엔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ㆍ서영교ㆍ박찬대ㆍ정청래 후보(기호순)가 총출동했다. 전체 8명 후보 중 절반이다. 이곳에서 이 후보는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황당한 사람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또 민주당에 대해선 “책임지는 사람이나 세력이 없는 리더십 부재 상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강한 야당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해 자신의 대세론에 쐐기를 박겠다는 생각이 읽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대전 중구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종태 전 서구청장, 장경태,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 이재명 당대표 후보, 황운하 의원, 서영교, 정청래 최고위원 후보. 황명선 전 논산시장.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5일 오후 대전 중구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종태 전 서구청장, 장경태,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 이재명 당대표 후보, 황운하 의원, 서영교, 정청래 최고위원 후보. 황명선 전 논산시장. 뉴스1

박 후보는 충북 청주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키워드는 중도 확장성이다. 호남이나 영남에 비해 중도 성향을 띄는 이곳에서 그는 “상식과 함께 가는 포용적인 정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당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하겠다” “도덕적으로 떳떳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말도 자주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5일 충북 청주 이장섭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열린 충북 당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박용진 캠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5일 충북 청주 이장섭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열린 충북 당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박용진 캠프

그러면서 그는 ‘사당화’ㆍ‘사법 리스크’라는 말로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도 자극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셀프 공천’ 논란과 지방선거 패배에 사과도 없다. ‘자생당사’(自生黨死·자기만 살고 당은 죽는다) 평가에 한마디 안 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을 어디로 끌고 가겠냐. 어떻게 총선을 이기겠냐”라면서다.

강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충남 논산ㆍ부여ㆍ당진ㆍ예산ㆍ천안 등 5곳을 오가며 세 후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충청권에 집중했다. 충남 아산을을 지역구로 둔 그에게 충청권은 핵심 지지기반이다. 그래서 이날엔 양승조 전 충남지사, 기동민ㆍ장철민ㆍ이정문ㆍ이소영 의원 등 강 후보를 지지하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힘을 가득 실었다.

5일 충남 천안아산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주당 강훈식 당 대표 토크 콘서트에서 강훈식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충남 천안아산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주당 강훈식 당 대표 토크 콘서트에서 강훈식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강 후보는 각 지역의 당원들과 만나는 자리마다 “비수도권 유일 후보로서 민주당이 전국정당이 되고 충청이 캐스팅 보트가 아닌 민주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충남의 강훈식이 당 대표가 되면 그 자체가 민주당 역사에서 파격”이라고도 했다.

李의 ‘사법 리스크’와 朴ㆍ姜의 ‘단일화’…전대 변수는

남은 기간 최대 변수로는 이 후보를 둘러싼 수사의 향배가 우선 꼽힌다. 이 후조는 자신을 겨냥한 검ㆍ경의 수사를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옹호하는 심각한 정치 개입이자 국기 문란”(3일 기자간담회)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당내 일각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현재 검ㆍ경이 이 후보와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은 대장동ㆍ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아내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옆집 비선 캠프 의혹,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 등이다. 일부는 관련자 소환조사나 압수수색 등 구체적인 단계까지 나아간 상태다.

이 중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지난달 26일 사망한 A씨 사건은 ‘오락가락 해명’ 논란으로도 번졌다. A씨와의 관계를 두고 이 후보 측이 처음엔 “없는 인연”(2일)이라 했다가, 이튿날 “배우자실의 선행 차량을 운전했다"고 말을 달리해서다.

이 후보가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이른바 ‘이재명 방탄 청원’에도 나섰다. ‘당원청원시스템’에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는 기소와 동시에 정지된다”는 당헌 80조를 개정하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날 청원 답변 요건인 5만명 서명을 넘겼다.

그러자 다른 후보들이 반론을 폈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부정부패 범죄에 대한 당적 제재조차 없애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썼고, 강 후보는 “특정인을 위한 당헌 개정으로 보일 우려가 충분히 있다”고 썼다. 박ㆍ강 두 후보가 모처럼 비슷한 목소리를 내자, 당 안팎에선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은 것 같다" 는 말도 나온다.

관건은 6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개표 결과다. 두 후보의 단일화를 조율 중인 관계자는 “개표 결과 박ㆍ강 후보 지지율의 합산이 이 후보 지지율을 넘어설 흐름이 보이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당내 기대감이 얼마나 빨리 빠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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