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차박' 해봤다…8시간 에어컨 켠뒤 충전량에 '깜놀'

중앙일보

입력 2022.08.05 10:00

업데이트 2022.08.06 10:01

3일 새벽 강원 평창군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광장이 열대야를 피해 온 피서객들이 타고 온 캠핑카로 가득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연합뉴스

3일 새벽 강원 평창군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광장이 열대야를 피해 온 피서객들이 타고 온 캠핑카로 가득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연합뉴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로 최근 1박 2일 ‘차박(차+숙박)’을 다녀왔다. 지난해 11월 판매가 시작된 GV60은 지난달까지 약 6500대가 판매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출시한 후 한 달 만에 200대가 넘게 팔리면서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최근 차박 열기로 편의성을 갖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분당에서 안산 대부도 오토캠핑장을 찾았다. 편도 72㎞, 이날은 교통 체증으로 1시간 40분가량 걸렸다. 탑승할 때 충전 상태는 87%로, 계기판에는 372㎞ 거리를 갈 수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GV60에는 77.4㎾h 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최장 451㎞를 달릴 수 있다.

4인 가족 캠핑용품은 모두 못 실어 

4인 가족용 텐트와 아이스박스 등 캠핑용품은 차 트렁크에 모두 들어가지는 못했다. GV60은 2900㎜의 휠베이스(축간거리)를 갖춰 탑승 공간은 넉넉하다. 하지만 중형 SUV와 세단 사이 크기라 4인 가족이라면 트렁크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

테슬라처럼 전면부 트렁크가 있을 줄 기대했지만 서류 가방을 넣을 만한 공간만 있었다. 다만 앞뒤 좌석 중간 바닥 부분이 엔진차와 달리 평평하기 때문에 침낭 두 개를 더 넣을 수 있었다.

제네시스 GV60 내부. 핸들 밑에 노란색 부스트 버튼이 달렸다. 김민상 기자

제네시스 GV60 내부. 핸들 밑에 노란색 부스트 버튼이 달렸다. 김민상 기자

차가 드문 시내 외곽 직선 코스에서는 부스트 기능을 이용해 봤다. 스티어링휠(핸들)에 아랫부분에 붙은 노란색 단추를 누르자 차가 급가속했고, 시트가 자동으로 허리 부분을 조여 줘 다른 차에 앉는 느낌을 들게 했다. 부스트 기능은 10초 간 최대 합산 출력이 360㎾까지 높아져 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시킨다. 가족들은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느냐”며 놀라움과 걱정이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부스트 버튼 누르자 “카트라이더 하냐”

오토캠핑장에 도착한 뒤 차를 텐트 바로 옆에 세웠다. 대형 SUV보다 차가 작아서 텐트를 펼 자리가 넉넉했다. 세단보다는 차체가 높기 때문에 햇빛을 가리는 천막을 차 지붕에 이어 설치하는 장점도 있다. 이날 낮 기온은 30도를 넘었다. 바다가 코 앞이라 오후 7시 이후에는 시원해질 줄 알았지만 열대야가 계속됐다.

가족들은 오후 8시부터 차에 들어가 에어컨을 켰다. 뒷좌석을 앞으로 젖히니 어른 두 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시동을 켜도 엔진 차량보다 소음이 덜하고, 유해 가스가 없어 냄새가 나지 않았다. 다만 2시간 정도 시동을 켜 놓으니 옆 텐트에서 “눈이 부시니 주행등은 꺼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 전면부 트렁크. 서류 가방 정도 들어갈 공간이 보인다. 김민상 기자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 전면부 트렁크. 서류 가방 정도 들어갈 공간이 보인다. 김민상 기자

옆 텐트에서 “주행등 꺼 달라” 항의

시동을 켜면 자동으로 들어오는 주간 주행등을 끄는 방법을 인터넷으로도 찾을 수 없어 은박지와 옷가지로 가렸다. 오후 11시가 지나도 바깥 더위가 식지 않았다. 이후에는 차량을 캠핑장 외부 주차장으로 옮겼다. 가족 3명은 차 내에서 에어컨을 틀고 8시간 가까이 잠을 잤다. 평소보다 더욱 깊이 자는 셈이다.

다음날 오전 8시 비가 와서 텐트를 걷고 집으로 향했다. 차량에 남아 있는 충전량은 43%로 178㎞를 더 운행할 수 있는 거리였다. 집이 있는 경기도 분당까지 가고도 남는 거리였다. 주행 중 계속 비가 왔다. 사이드미러는 차량 내부 스크린으로 대신했는데, 렌즈에 물기가 잘 묻지 않아 선명하게 계속 잘 보였다. 다만 조수석에서는 처음 보는 전자 스크린이 눈에 거슬린다는 반응이 나왔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 차량 내부.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렌즈와 전자스크린으로 대체했다. 사이드미러에 부딪히는 공기 저항을 없애 주행 거리를 더욱 늘릴 수 있다. 김민상 기자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 차량 내부.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렌즈와 전자스크린으로 대체했다. 사이드미러에 부딪히는 공기 저항을 없애 주행 거리를 더욱 늘릴 수 있다. 김민상 기자

캠핑이 끝나고 매뉴얼을 찾아보니 유틸리티 모드로 변경하거나 주차 브레이크를 걸면 주간 주행등을 끌 수 있다. 유틸리티 모드로는 6시간 이상 에어컨을 틀어도 10%(약 40㎞ 주행 가능) 밖에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지 않아 왕복 384㎞ 거리인 강원도 양양으로도 충전 없는 차박이 가능하다.

전기 SUV 전용 차박 용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리무진 특장 전문 업체였던 케이씨모터스는 현대차 아이오닉5과 기아 EV6 전용 차박 텐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1분 만에 설치 할 수 있도록 제작한 트렁크 일체형 제품을 위해 펀딩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케이씨모터스 관계자는 “차박 캠핑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어서 다양한 전기차 모델에서 텐트를 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무진 특장 전문 업체였던 케이씨모터스가 출시할 SUV 전기차 전용 차박 용품. 사진 케이씨모터스

리무진 특장 전문 업체였던 케이씨모터스가 출시할 SUV 전기차 전용 차박 용품. 사진 케이씨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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