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단독] 카카오, 커머스 흡수 7개월만에 재독립…남궁훈 대표 겸직ㅣ팩플

중앙일보

입력 2022.08.05 06:00

업데이트 2022.08.05 08:59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의 모습. [사진 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의 모습.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되돌아간다. 올해 초 본사에 흡수된 지 약 7개월 만에 원상복구되는 셈이다. ‘알짜 사업’인 커머스 부문의 성장세가 정체된 데 따른 고육책이다.

무슨 일이야

중앙일보 팩플의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는 오는 8일 본사의 커머스 사업부문을 CIC로 전환하기로 하고, 지난 4일 열린 직원 대상 설명회(오픈톡)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재출범하는 ‘커머스CIC’는 본사와 별도로 전략, 인사, 재무 등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커머스CIC 대표를 겸임하며, 사업 운영 전반을 관리할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별도 임명할 계획이다.

카카오 커머스 사업부문은 카카오톡 앱 속 ‘쇼핑하기’‘선물하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 커머스는 지난 2018년 자회사로 분리됐다가 지난해 9월 본사에 재합병됐고 이후 독립성을 가진 커머스CIC로 운영되다 지난 1월 본사 커머스 사업부문으로 전환됐다. 카카오톡과 커머스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부문은 7개월 만에 본사에서 다시 떨어져나와 CIC 형태로 돌아가게 됐다.

왜 중요해?

●알짜 사업의 위기: 기업이 조직 개편과 같은 중대 결정을 단기간 내 번복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카카오가 모양새가 빠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커머스CIC의 재독립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커머스 부문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커머스 부문은 그동안 카카오에 돈을 벌어다 주는 ‘효자’ 사업이었다. 남궁훈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1조원을 들여 여성 패션 플랫폼 1위인 지그재그를 인수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라이브방송 업체 ‘그립’을 사들이기도 했다.

카카오가 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 카카오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가 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 카카오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최근 커머스 부문의 실적이 주춤하자 카카오의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 2분기 카카오의 전체 매출은 1조8223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0% 늘었다. 하지만 카카오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커머스 부문을 포함한 ‘톡비즈 거래형’ 매출(1822억원)은 같은 기간 13.7% 감소했다. 카카오톡 채널, 이모티콘 등의 ‘톡비즈 광고형’ 매출(2710억원)이 증가(8.5%)한 것과 대비된다.

●성장 위해 몸집 축소: 그동안 카카오는 사업부를 독립시키거나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유도했다. 각 부문의 독립성을 보장하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구성원들의 책임감 속에 사업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카카오커머스 이미지.[사진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커머스 이미지.[사진 카카오커머스]

이는 지난 3월 취임한 남궁훈 대표의 조직운영 철학과도 일치한다. 그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 부문별로 성과와 보상을 독립적으로 지정하는 ‘목적 조직화’를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커머스 사업 역시 이전과 같은 CIC 형태가 성장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앞으로는

●카카오톡과 시너지는?: 조직을 독립시키는 것이 실제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올해 초 카카오가 커머스 조직을 흡수한 이유는 카카오톡 서비스와의 협업을 위해서였다. 커머스 부문을 다시 떼어 낸 이후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추구할지가 관건이다.

●또다시 분사?: 다른 계열사와 달리 커머스 부문은 유독 독립과 흡수를 반복하며 부침을 겪었다. 3년여 기간 동안 카카오 커머스는 독립법인에서 사내 CIC로 바뀌었다 다시 본사 조직으로 흡수됐으며 7개월여 만에 다시 CIC로 독립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회사가 사업 전략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잦은 변화였다.

일각에서는 CIC 형태로 분리한 커머스 부문을 과거처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분사 후 대표를 선임하고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등의 ‘당근’을 제시했다. CIC로 운영하던 헬스케어 부문 역시 지난 3월 독립법인으로 분리했다.

커머스CIC를 분사 후 상장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내부 핵심사업을 분리·상장해 모회사인 카카오의 주가가 하락하는 ‘쪼개기 상장’ 논란에 휩싸일 위험성도 존재한다.

다만 카카오는 커머스CIC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 측은 “분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커머스는 카카오톡과 강력하게 결합하는 시너지를 유지하면서도, 해당 사업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 (분사보다) CIC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