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길' 가보셨나요…신해철 목소리 들릴 듯, 음악여행 핫플

중앙일보

입력 2022.08.05 05:00

음악을 테마로 한 여행만큼 낭만적인 것도 드물다. 낡은 LP가 산더미처럼 쌓인 음악 감상실, 시대상과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음악 박물관, 뮤지션의 흔적이 서린 거리 산책 등 여행법도 다양하다. 경기관광공사가 꼽은 ‘경기도 음악여행지’ 가운데 다섯 곳을 추렸다.

‘마왕’의 길 - 신해철거리(성남)

가수 신해철의 생전 작업실이 있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2018년 신해철거리가 조성됐다. 거리 중앙에 신해철 동상이 설치돼 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가수 신해철의 생전 작업실이 있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2018년 신해철거리가 조성됐다. 거리 중앙에 신해철 동상이 설치돼 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2014년 10월 불의의 의료 사고로 세상을 뜬 가수 신해철. 그의 삶과 음악을 기리는 길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다. 수내동은 그의 생전 작업실이 있던 동네다. ‘신해철거리’는 160m 길이의 짤막한 골목길이지만 곳곳에 신해철의 흔적이 서려 있다. 초입의 게이트는 밴드 ‘넥스트’의 첫 글자 ‘n’을 형상화했다. 골목 중앙 추모마당에는 신해철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살짝 굽은 등에,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린 그의 털털한 포즈를 재현했다. 노랫말을 적은 푯말, 동료와 팬들이 남긴 메시지도 거리 곳곳을 채우고 있다. 생전 음악 작업실(신해철 스튜디오)도 구경할 수 있다. 신해철의 손 떼 묻은 악기와 소품을 비롯해, 그의 앨범과 책 등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한국 록 발원지 – 두드림뮤직센터(동두천)

동두천 두드림뮤직센터. 한국 락의 역대기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동두천 두드림뮤직센터. 한국 락의 역대기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동두천 보산동은 흔히 ‘한국 록의 발원지’ ‘케이팝의 고향’ 따위로 불린다. 한국 전쟁 이후 주한 미군 주둔지가 자리 잡았던 이곳은 1960~80년대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발산하는 창구로 기능했다. 한국 록의 대부인 신중현을 비롯해 조용필, 패티 김, 나미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두드림뮤직센터는 원도심을 되살리는 동두천시의 ‘K-ROCK 빌리지 조성사업’을 통해 2017년 탄생했다. 오래된 클럽을 한국 밴드 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으로 단장한 것이다. 두드림뮤지센터는 3층 규모다. 1층에는 100석 규모의 공연장, 2층에는 전시실, 3층에는 녹음실과 연습실이 자리하고 있다. 키보이스, 이치현과 벗님들, 사랑과평화 등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한 1세대 뮤지션을 소개하는 상설 전시가 흥미롭다.

낭만 가득한 기차역 – 음악역1939(가평)

가평 음악역1939. 옛 가평역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해 2019년 문을 열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가평 음악역1939. 옛 가평역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해 2019년 문을 열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옛 가평역 일대 3만7257㎡(약 1만2000평) 부지에 들어선 음악 복합문화공간이다. ‘1939’는 가평역이 개장한 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2019년에 음악역1939를 조성했다. 음악 스튜디오와 연습실 외에 레스토랑·로컬푸드 매장 등의 편의시설 등이 들어섰다. 방문객이 주로 머무는 장소는 실내 공연장, ‘1939 시네마’ 영화관, 북카페 등을 갖춘 뮤직센터다. 10m 높이의 대형 콘트라베이스 조형물은 이미 가평의 새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야외 공원에는 실제 경춘선을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멈춰 선 열차 안에는 경춘선 주제의 책과 시, 1980년대를 주름잡은 강변가요제 음반 등이 진열돼 있다.

책을 펼치니 음악이 흘러나왔다 - 의정부음악도서관

의정부음악도서관. 책은 물론 CD·LP·DVD·악보 등 음악 자료까지 빌릴 수 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의정부음악도서관. 책은 물론 CD·LP·DVD·악보 등 음악 자료까지 빌릴 수 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음악 전문 공공도서관이다. 미군 부대가 오랫동안 주둔한 의정부의 지역 색을 살려 블랙 뮤직(힙합·R&B·재즈·블루스·소울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주도한 음악)을 테마로 한 것이 특징이다. 계단과 벽을 힙합 감성 가득한 그라피티로 채우고, 블랙 뮤직을 주제로 한 장서를 빼곡히 비치하고 있다. 음악 도서관답게 책은 물론 CD·LP·DVD·악보 등 양질의 음악 자료까지 대여할 수 있다. 도서관의 하이라이트는 3층 뮤직스테이지다. 이곳에서 온갖 장르의 음악을 CD플레이어나 턴테이블 등으로 들어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감상실의 매혹 – 카메라타(파주)

파주 헤이리에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실 '카메라타'. 음악‧LP‧오디오 애호가 사이에서 국내 최고의 감상실로 꼽히는 장소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파주 헤이리에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실 '카메라타'. 음악‧LP‧오디오 애호가 사이에서 국내 최고의 감상실로 꼽히는 장소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파주의 예술인 마을 헤이리에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실. 음악‧LP‧오디오 애호가 사이에서 국내 최고의 감상실로 꼽히는 장소다. 1970~80년대 방송가에서 맹활약한 황인용 전 아나운서가 2004년 문을 연 공간으로, 현대 건축 거장으로 꼽히는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했다. 기둥 하나 없이 3층 높이로 툭 터진 실내는 음악 감상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1920년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사가 제작한 극장용 스피커, 1930년대 독일에서 제작해 히틀러도 애용했다는 클랑필름 스피커가 어우러져 깊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1만5000여장의 LP를 보유하고 있다. 클래식 공연, 토크 쇼, 음반·출판사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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