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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쏜 미사일, 사상 처음 대만 상공 날아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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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일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이 대만 서쪽의 대만해협에 장거리 로켓포를 쏜 데 이어 로켓군은 대만 동쪽 해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이날 정오(현지시간) 훈련 개시를 알린 데 이어 “13시쯤 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 훈련을 시행해 기대한 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CC-TV는 로켓포 발사 장면과 탄착 지도를 공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대만해협을 향해 장거리 로켓포를 쏘고 있다. [사진 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대만해협을 향해 장거리 로켓포를 쏘고 있다. [사진 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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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이 “로켓군 부대가 대만 동쪽의 예고 해역에 다구역·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명중했으며 정확한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이 적의 접근이나 지역 점령을 차단한다는 의미의 ‘지역 저지’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 훈련이 유사시 항공모함 등 미국의 전력 개입을 견제하기 위한 고강도 군사행동으로, 대미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국방부의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은 “중국군은 말을 하면 그대로 행동한다”며 “민의는 거스를 수 없고, 불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위협했다.

중국이 공개한 탄착 지역 지도.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 대응해 대만 주변 여섯 권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 CC-TV 캡처]

중국이 공개한 탄착 지역 지도.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 대응해 대만 주변 여섯 권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 CC-TV 캡처]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 공산당이 오후 1시56분부터 4시까지 대만 북·남·동쪽 해역에 둥펑(東風)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하고 “관측 시스템으로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방어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평화를 파괴하는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중국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는지는 중국·대만 모두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날아간 건 사상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CC-TV의 영상을 바탕으로 중국 미사일이 대만 북부 지룽(基隆), 중동부 화롄(花蓮), 중서부 타이중(臺中) 인근 해역으로 발사됐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의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탄도미사일 다섯 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교도통신과 TV아사히 등은 해당 수역은 오키나와(沖縄)현 하테루마(波照間)섬 서남쪽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 방위상은 “일본의 안전보장 및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며 매우 위압적인 훈련”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외교 루트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항모강습단이 (대만 동남쪽) 필리핀 해에서 예정된 작전을 펼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 둥썬(東森)TV는 “이날 오후 1시쯤 북한 김정은의 발사 방식과 비슷하게  두 발의 미사일(기종 불명)을 푸젠(福建)의 기지에서 발사했으며, 목표는 항공편이 빈번하게 지나는 대만 주변의 국제 해역”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3일 주변 여섯 권역에서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사흘간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고 예고했다. 4일엔 대만 동쪽에 새로운 훈련 지역을 한 곳 추가하고, 기간도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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