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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펠로시 대만 방문 말렸지만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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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백악관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연기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은 ‘펠로시 의장의 독자적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반응과 달리 그가 개인 정치를 위해 대만행을 강행했다고 생각해 격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기 전까지 백악관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는 공식 답변을 반복하면서 순방에 개입하지 않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료와 국무부 당국자들을 펠로시 의장에게 보내 이번 방문이 가져올 수 있는 지정학적 위험을 브리핑했다. 하지만 설득되지 않을 게 분명해 보이자 비상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환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관계자들과 회의도 열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선례가 있다”며 대만 주변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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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미·중 관계가 민감한 시점에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개인적 업적을 쌓기 위해 이용한다는 생각에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펠로시 의장 측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1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대만 방문 추진 사실을 흘려 계획 취소를 노렸다고 생각해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날 기자들에게 “군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자 의장실과 백악관 간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뒷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대통령의 펠로시 의장 순방 반대를 부각해 대만해협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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