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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통신비로 신용등급 매긴다”…통신3사의 신용평가모델, 뭐가 다를까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사상 처음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통신비 납입 내역 같은 비금융정보를 활용,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서다. 모바일·IPTV 등 서비스 경쟁에 날을 세웠던 통신사들이 손잡고 신용평가사(CB·Credit Bureau)까지 만드는 이유는 뭘까.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힘을 합쳐 신용평가 합작 법인을 추진한다고 4일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는 통신 3사가 각각 26%의 지분을 출자하고, SGI서울보증과 KCB가 전략적 투자자로 각 11%씩 출자하는 형태로 설립된다. [중앙포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힘을 합쳐 신용평가 합작 법인을 추진한다고 4일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는 통신 3사가 각각 26%의 지분을 출자하고, SGI서울보증과 KCB가 전략적 투자자로 각 11%씩 출자하는 형태로 설립된다. [중앙포토]

무슨 일이야

통신 3사와 SGI서울보증,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4일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이란 개인 신용을 파악할 수 있는 비금융 정보를 수집, 평가해 그 결과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합작법인은 사업을 주도하는 SKT·KT·LG U+가 각각 26%의 지분을, SGI서울보증과 KCB가 전략적 투자자로서 각각 11%의 지분을 출자해 만든다.

현재 5개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상태. 승인 절차가 끝나면 연내 합작법인을 공식적으로 설립, 내년에 신용평가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통신사들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이유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것.

●통신비 성실히 낸 ‘씬 파일러’ 지원: 대학생, 주부 등 금융거래 경험이 적은 씬 파일러(thin filer, 금융 이력이 별로 없는 사람)는 상대적으로 카드 발급, 대출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통신비나 소액 결제 내역 등을 신용평가의 근거로 활용하면 씬 파일러들의 금융거래에 유리할 수 있다. 만약 통신비나 IPTV 이용료를 수년간 연체 없이 납부해온 대학생이라면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것. 특히 프리미엄 요금제나 휴대폰 소액 결제 기능 등을 쓴다면 연간 백만원 단위의 금액을 통신사에 납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데, 이 같은 정보를 기반으로 대출 한도를 늘리거나 이자를 낮출 수 있다.

●신규 서비스 구상: 합작법인은 신용평가 모델 발굴에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 결제 이력에 근거한 신용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거나 기존 상품에 연계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이는 장기 계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 관계자는 “당장 출범을 준비하는 합작법인은 CB업에만 한정돼있다”며 “아직 다른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것은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앞으로 뭐가 달라질까

통신3사와 SGI서울보증, 코리아크레딧뷰가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 법인을 만든다고 4일 발표했다. (왼쪽부터) KT 최준기 본부장, SKT 장홍성 담당, LG U+ 전경혜 담당, KCB 한창래 부사장, SGI 온민우 본부장이 3일 SGI 서울보증 본사에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통신3사]

통신3사와 SGI서울보증, 코리아크레딧뷰가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진출하기 위한 합작 법인을 만든다고 4일 발표했다. (왼쪽부터) KT 최준기 본부장, SKT 장홍성 담당, LG U+ 전경혜 담당, KCB 한창래 부사장, SGI 온민우 본부장이 3일 SGI 서울보증 본사에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통신3사]

통신사가 비금융 데이터 기반의 신용 평가 서비스에 도전하는 건, 그만큼 이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다는 뜻. 대안신용평가가 더 유리한 씬 파일러 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도 한몫한다. 국내 씬 파일러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80만명으로 전체 금융거래 고객의 약 25% 수준이다.

●커지는 대안신용평가 시장: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서비스는 금융약자 보호라는 취지 아래 확산하는 추세. 카카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에서 카카오택시 탑승 이력과 카카오페이 이용 내역을 반영한다. 금융업계도 대출 수요 확대 측면에서 이를 반기고 있다. KB금융카드는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에 카드 매출 데이터, 상권 분석 정보 등을 활용한다.

비금융 데이터가 대출 사기를 판별하는 정보로도 쓰인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금융) 기업 피플펀드는 대출 상담자의 목소리 높낮이와 쓰는 단어를 분석, 지표로 쓴다. 대출 사기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 설명을 흘려듣거나 심사를 빨리 끝내려고 하기 때문.

통신사들은 “3사가 힘을 합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최초의 사례인 만큼 ESG가치 실현,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목표로 합작법인을 성공적으로 설립하겠다”며 “비금융 신용평가서비스를 통한 금리인하의 효과를 많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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