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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영결식·노제…앞으로 광화문광장서 못 연다

중앙일보

입력

사계정원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 서울시청]

사계정원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 서울시청]

앞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영결식 등이 열리지 못한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광화문광장 리모델링 취지에 따라 대규모 집회나 시위는 불허한다. 정치적 목적의 촛불집회나 특정 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열리던 노제·영결식 등이 해당한다. 추모를 위한 분향소 등도 설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정범 서울시청 광화문광장기획반장은 “집회·시위로 변질 우려가 있는 행사는 사전에 검토해서 차단한다”며 “이를 위해 지난달 광화문광장 자문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자문단은 교통·법률·소음·경찰·행사 등 5개 분야 전문가로 꾸렸다. 로비·항의 가능성이 있어 자문단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전 신고된 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수 있는 성격인지 검토한다.

서울시는 6일 광화문광장이 개장하면 8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광장 사용 신청을 받는다. 광장 사용은 22일부터 가능하다. 다만 광장 내에서 사용허가 영역은 광장 북측의 육조마당(2492㎡)과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2783㎡)등 2곳으로 제한된다. 이 중 육조마당에선ㄴ 경관 보호를 위해 무대 설치가 허용되지 않는다.

광화문역 7번 출구 인근에 조성한 광장숲.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등을 심었다. [사진 서울시청]

광화문역 7번 출구 인근에 조성한 광장숲.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등을 심었다. [사진 서울시청]

리모델링한 광화문광장에서 녹지(9367㎡)는 전체 광장 면적의 4분의 1에 달한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이는 광화문광장은 자연과 녹음이 있는 편안한 쉼터를 추구한다”며 “이를 위해 광장 확장 부에 휴식 공간을 집중적으로 조성했고 한국 고유 수종을 중심으로 5000주의 나무를 심었다”고 설명했다.

광장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녹지

‘소나무 정원’에 식재된 장송(강원도 강릉산) 군락 사이 산책로를 따라가면 광화문과 북악산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사진 서울시청]

‘소나무 정원’에 식재된 장송(강원도 강릉산) 군락 사이 산책로를 따라가면 광화문과 북악산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사진 서울시청]

광화문광장은 다양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광화문 맞은편 ‘육조마당’은 잔디광장으로 조성했다. 1392년 조선 건국 이래 지금까지 서울의 역사를 돌판에 기록한 ‘역사물길’이 육조마당에서 시작한다.

광장 초입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자란 소나무(장송)를 식재해 소나무숲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시간의 정원’엔 매화나무·배롱나무·모란·분꽃나무를 심는 등 한국 전통 정원을 조성했다.

조선시대 육조거리 모습과 현재 광화문의 경관을 살리기 위해 넓은 잔디광장(육조마당)을 조성했다. [사진 서울시청]

조선시대 육조거리 모습과 현재 광화문의 경관을 살리기 위해 넓은 잔디광장(육조마당)을 조성했다. [사진 서울시청]

시민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눌 공간도 신경 썼다. 산수유·산벚나무·산딸나무 등으로 꾸민 ‘사계정원’엔 이동식 테이블·의자를 설치했고, 세종문화회관 입구 주변엔 탁자와 식탁을 뒀다. 광화문역으로 이어지는 광화문 계단도 느티나무 그들이 드리워져 담소를 나누기 적합한 공간이다.

여장권 서울시청 균형발전본부장은 “숲과 물이 어우러지는 공원 같은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이 일상과 문화를 즐기고 쉬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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