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매우 못함' 극안티층 급증..."조국사태 때 文수치 넘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2022.08.04 05:00

업데이트 2022.08.04 09:02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칼로 무 자르듯 찬반으로 양분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에 따라 대통령을 지지·비토하는 강도가 제각각이고, 돌발 이슈나 정부 성과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여론조사업체에서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를 조사할 때 응답자의 반응을 단순히 ‘잘한다’와 ‘못한다’ 두 가지로 분류하지 않고, 네 가지로 좀 더 세분화한다. ‘매우 잘함, 잘하는 편, 못하는 편, 매우 못함’으로 선택지를 나눠 응답자의 반응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분류한다는 취지다. 이중 ‘매우 잘함’을 고른 응답층을 일종의 팬덤층으로, ‘매우 못함’이라는 응답자는 ‘극안티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런데 최근 복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급증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뒤 시작됐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방선거 뒤 실시된 6월 첫째 주 조사에서 ‘매우 못함’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지만, 2주 뒤 18%로 오르더니 7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는 35%로 급증했다. 같은 조사에서 ‘매우 잘함’ 응답이 12%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매우 못함’ 응답이 6월 첫째 주 32.3%에서 7월 마지막 주 59.5%로 급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매우 못함’ 응답이 29.1%에서 56.8%로 크게 늘었다. 반대로 ‘매우 잘함’ 응답은 33.9%에서 19.8%로 떨어졌다.

긍정평가 응답자 중 팬덤층(매우 잘함)과 일반 지지층(잘하는 편)이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하는 것과 달리, 부정평가 응답자는 대다수가 극안티층에 쏠려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리얼미터의 7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매우 잘함 19.8%, 잘하는 편 13.3%로 총 33.1%였다. 하지만 부정평가는 매우 못함이 56.8%에 달했고, 못하는 편은 7.8%로, 총 64.5%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을 향한 극안티층 급증을 여권에서 적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일반적인 반대층과 달리 마음을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팬덤층이 지지를 접는 것보다, 극안티층이 지지층으로 돌아서는 게 더 어렵기 때문에 단기간 내 지지율 반전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장관 인사 논란 및 사적 채용 의혹 등으로 인해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과 상식’이 흔들리고, 대선 승리의 기반이 된 20·60세대 연합이 붕괴한 것이 극안티층 급증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단순 비토층을 넘어선 분노 여론이 상당히 넓게 조성됐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급증세를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위기와 비교했다. 정 위원은 “(한국리서치 조사 기준) 임기 초 80%에 육박했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19년 조국 논란으로 하락했고, 임기 초 5% 수준이던 극안티층도 2019년 9~10월 30% 수준으로 두드러졌다”며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비율이 당시 문 대통령 시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정부가) 심각하게 인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조기 반전이 절실하다는 위기의식이 퍼져있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강도 높은 부정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여당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각 모두 인적 쇄신 등 뼈를 깎는 변화에 나서야 한다”며 “해오던 대로 하면 반대층이 언젠가 지지층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한가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재선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내홍이 외부에 당권 경쟁으로 비쳐 안티 여론을 더 자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김성룡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이 최근 윤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것도, 극안티층 급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수도권 3선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30%대였을 때만 해도 ‘마구잡이로 비판하다간 역풍 맞는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윤 대통령에 대한 강경 안티 여론이 뒤집히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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