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집쟁이 굳어진 尹"…휴가뒤 변신 키워드는 '약자와의 동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약자와의 동행’

취임 후 첫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업무에 복귀하면서 들고 올 키워드 중 하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오면 경제 위기 속 취약계층을 돌보는 약자와의 동행에 비중을 두는 행보와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물가와 금리, 재확산하는 코로나 19가 저소득층에게 더 큰 고통을 준다고 보고, 이를 윤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에선 이를 통한 이미지 변화도 기대한다. 익명을 원한 한 참모는 “윤 대통령이 소탈한 성품에 격의 없이 소통하길 좋아하는 분인데, 지금 고집 센 캐릭터로 굳어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미지 메이킹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태껏 공석이던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이기정 전 YTN 선임기자를 휴가 중 인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선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에 있어서 보다 더 세련되고, 업그레이드된 전략과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규제혁신 드라이브도 본격화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못 박은 반(反)시장적 제도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싹 바꾸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규제혁신이 곧 국가성장”이라고 한 윤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첫 규제혁신전략회의도 주재할 예정이다. 국정과제 중 하나인 규제혁신전략회의는 기업의 규제 애로사항을 찾아내 타파하기 위한 민관합동 협의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 문제에 대해 리더십을 갖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은 국민통합과 경제살리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 6월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면에 대해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나”라고 한 윤 대통령은 지난달엔 “미래 지향적으로 가자”고 강조했다. 직후, 정치권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포함해 국민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대대적 사면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진용 개편 문제도 당면 과제다. 일단 “인위적인 물갈이는 하지 않겠다”는 기조 하에, 내부 전열을 정비에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입학연령’ 논란에서 보듯 컨트롤 타워 부재 등 계속되는 국정 난맥상에 인적 쇄신의 요구가 커 윤 대통령으로선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을 정무특보로 앉히고, 윤석열 대선 캠프 때 공보라인에 있었던 참모들을 홍보특보에 앉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무속인 이권 개입·관저 공사 논란 속에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 범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현재 공식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게 없다”며 “과거 영부인들의 전례를 고려해 외부 행사 참여 여부 등을 정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참모들 사이에선 냉랭한 여론을 감안해 되도록 ‘조용한 내조’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 여사는 지난달 28일 울산에서 열린 해군의 첫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한 게 가장 최근 공식 행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