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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시즌 67홈런…그를 ‘저지’할 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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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 애런 저지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많게는 6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거액의 FA 계약이 기대된다. AP=연합뉴스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 애런 저지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많게는 6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거액의 FA 계약이 기대된다. AP=연합뉴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는 뉴욕 양키스의 간판타자 애런 저지(30)의 독무대다. 타자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MLB 사무국은 3일 저지가 7월 아메리칸리그(A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수상이다. 저지는 7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타율 0.333, 출루율 0.446, 장타율 0.806에 13홈런, 31타점, 25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2일까지 43개의 홈런을 터뜨린 저지는 1961년 로저 매리스(당시 뉴욕 양키스·61홈런) 이후 61년 만에 ‘청정 타자’ 60홈런 달성이 유력하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시즌 67홈런까지 가능하다. 뉴욕 양키스는 현재 104경기를 치렀고, 정규 시즌 58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앞서 매리스 외에도 배리 본즈(2001년 71홈런),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1999년 63홈런·2001년 64홈런) 등이 60홈런 고지를 밟았지만, 이들은 모두 금지 약물을 복용한 이력이 밝혀졌다. MLB 홈페이지는 “저지가 구단과 리그의 다양한 홈런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입양아 출신 … “모든 것을 어머니께 배웠다”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 애런 저지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많게는 6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거액의 FA 계약이 기대된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 애런 저지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많게는 6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거액의 FA 계약이 기대된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저지는 레전드인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이상 은퇴)의 뒤를 잇는 뉴욕 양키스의 수퍼 스타다. 고교 시절 야구·농구·풋볼에서 모두 초고교급 선수로 활약한 저지는 2010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31라운드 지명되었지만, 거절하고 프레스노 주립대에 진학했다. 대학 입학 후 야구에만 전념한 저지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2순위로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키 2m1㎝, 체중 128㎏의 압도적 체격에서 나오는 괴력을 바탕으로 장타를 펑펑 터뜨려 신인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풀타임 빅리거로 나선 첫 시즌인 2017시즌엔 5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잦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2017~19년까지, 3년 연속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부상 여파로 지난해엔 순위가 밀렸지만, 올해 다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일찌감치 저지의 스타성을 알아본 구단은 같은 해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 우측 외야에 저지의 전용 응원석인 ‘저지스 체임버(Judge’s Chambers·저지의 법정)’를 설치했다. 이 자리에 입장한 팬들은 뉴욕 양키스 팀 컬러인 감색 법복을 입고 근엄한 표정으로 응원 도구인 법봉을 흔들면서 응원한다. 저지(Judge)란 이름은 ‘판사’ ‘재판장’을 뜻한다. 여기에 소니아 소토마요르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이 다녀가면서 ‘진짜 판사가 앉았던 저지스 체임버’로 더욱 명성을 얻었다. 저지가 타석에 들어서면 팬들은 마치 재판장을 맞이하듯 ‘일동 기립(All Rise)’이 적힌 피켓을 치켜든다. 그가 홈런을 치기라도 하면 해설자는 연신 “저지먼트 데이(Judgement Day·심판의 날)”라고 외친다.

애런 저지의 응원석인 ‘저지의 법정’에서 야구기를 관전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노란 원)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 사진 MLB닷컴 캡처

애런 저지의 응원석인 ‘저지의 법정’에서 야구기를 관전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노란 원)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 사진 MLB닷컴 캡처

저지는 입양아 출신이다. 1992년 4월 26일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다음날 교사 부부인 웨인-패티 저지 부부에게 입양됐다. 자신의 외모가 부모와 닮지 않은 것이 이상했던 저지는 초등학교 때 부모를 통해 입양 사실을 알았다. 이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교육자 부모의 엄격한 교육 덕분에 바른 품성을 갖춘 청년으로 성장했다. 2014년 마이너리그에서 저지를 지도했던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은 “덩치가 큰 저지에게 ‘나랑 있으면 앉으라’는 농담을 하곤 했다. 실제로 저지는 나와 대화를 나눌 땐 눈을 맞추려고 몸을 낮추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저지는 긍정적인 사고를 했고, 지도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그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저지는 특히 어머니 패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신인 시절 그는 MLB닷컴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아니었더라면 양키스 선수가 될 수 없었다.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법과 사람들을 대하는 법 등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배웠다”고 밝혔다. 형인 존 저지도 저지와 마찬가지로 입양됐다. 한국계로 알려진 형 존 저지는 미국 UC버클리를 졸업한 뒤, 현재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저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형은 한국어·영어 등 5개국어를 구사하는 인재”라면서 “올 시즌이 끝난 뒤 가족과 함께 형을 보러 한국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뒤 FA … 총액 3900억원 넘길 수도

2022년 애런 저지 타격 기록

2022년 애런 저지 타격 기록

저지가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리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사다.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그는 개막 직전 뉴욕 양키스로부터 7년 동안 2억1350만 달러(약 2800억원)의 계약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저지는 거절했다. USA투데이는 “저지는 최소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50억원)를 원했다”고 전했다. 라이벌 뉴욕 메츠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등이 저지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저지가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칠 경우 총액 3억 달러(약 3900억원) 이상의 계약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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