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르면 9일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한다. 국민의힘 전국위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 날짜를 각각 5일과 9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5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에서는 현 상황이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이 맞는지 유권해석을 내린다.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이 주어지도록 당헌 개정안도 마련한다. 당헌상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은 ‘당 대표 혹은 당 대표 권한대행’에게 있는데, 권 원내대표는 현재 ‘당 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하고 있기에 당헌에 ‘직무대행’을 추가한다. 이어 9일 전국위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는 수순이다. 서 의원은 “늦어도 10일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특히 “비대위가 만들어지는 즉시 자동적으로 이준석 대표는 해임된다”고 못 박았다.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출범하면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로서의 권한을 갖게 되고 자동적으로 이 대표의 권한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면서다. 비대위 이후 새 지도부 임기도 2년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진통 요소도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경우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서 의원도 “(가처분 인용) 걱정을 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본격적으로 가처분 신청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앞서 당 초선 의원들이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 성명서를 들며 “이 모든 난장판의 첫 단계인 초선 모임 성명서를 살펴보니 익명으로 숫자를 채웠다”며 “목숨을 위협받던 일제시대 독립선언서도 최소한 다 실명으로 썼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리해서 앞으로 모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겠다. 곧 필요할 듯해서”라며 향후 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 글을 올리기 전에는 페이스북에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 복귀 막는다는 것”이라며 “그걸 어떻게든 실현하기 위해 당헌·당규도 바꾸고 비상을 선포한다”고 썼다. 이어 “‘내부 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라며 “‘용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고 비꼬았다. ‘용피셜’은 ‘용산 오피셜’로 대통령실 의중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대행하게 된 건 당헌에서 예상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는 비상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