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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펠로시 대만 방문을 역공 빌미로 삼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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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관계를 격랑에 빠뜨리고 대만을 장기적 고통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분야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 2일 ‘대만의 진짜 위기는 펠로시 귀국 후 시작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펠로시의 대만 방문 후폭풍은 그가 집으로 돌아간 뒤 몇 주, 몇 달, 몇 년에 걸쳐 몰아칠 것”이라며 “중국 지도자들은 당장은 대만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애쓰겠지만, 미·중 관계를 영원히 바꿔놓고 대만을 고통스럽게 만들 단계적 대응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 대만 총통부에서 만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25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3일 대만 총통부에서 만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25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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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긴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핑계 삼아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적 우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대만을 해칠 수 있는 매우 광범위한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과거 수년간 중국은 적의 실수를 포착하면 역공의 빌미로 삼아왔는데, 이번 사건 역시 그렇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줄곧 거론해 온 미·중 관계의 가드레일(guardrail, 양국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한계선) 구축 역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성공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대만 방문을 1995년 7월 3차 대만해협 위기와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모교인 미국 코넬대에서 강연하기 위해 미 정부에 신청한 비자가 발급되자 이에 격분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위기를 촉발했다. 로긴은 “이 사건 이후 미국은 중국 역사상 가장 큰 군사력 증강을 목격해야 했다”면서 “즉각적 위기는 피했지만, 미·중 전략 게임 판도가 완전히 바뀐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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