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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른 3년간 4대은행 임원들은 1083억 성과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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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4대 시중은행이 지난 5월까지 2년5개월 동안 임원과 임원급 직원에게 1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5월까지 2년5개월간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대 시중은행의 임원급(본부장급 이상)이 수령한 성과급은 1083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지급한 성과급은 우리은행(347억4000만원)이 가장 많았고, 국민(299억원)·신한(254억원)·하나(183억원)은행이 뒤를 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성과급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에서 2년5개월 동안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총 1047명이었다. 본부장 등 경영진이 포함된 임원급 숫자를 연간 단위로 합산했다. 일부 임원은 중복됐을 수 있다.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우리은행이 455명, 신한 238명, 국민 218명이고, 하나은행은 136명이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의원실에 제공한 수치는 퇴직 임원에게 지급한 장기 성과급 등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2년5개월간 221명에게 176억원이 지급됐다는 게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연간 기준으로 따질 수 있는 2020 ~2021년의 성과급 지급액을 수령자 수로 나눈 임원(급) 연간 1인당 평균 성과급은 국민은행 1억4817만원, 신한 1억759만원, 우리 7986만원, 하나은행 1억5100만원이었다.

“은행은 안정적 대출 이자로 돈 벌어 … 성과급 잔치, 국민이 곱게 안 봐”

김 의원실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평균 연 4.68%로 2020년(연 2.72%)보다 1.96%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고정·변동 모두 같은 기간 1%포인트 이상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대출자 상당수가 불어난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예대금리차)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은행권은 9조원 상당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은행들은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속앓이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기간과 숫자로 따져 대기업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원은 책임경영을 위해 성과급 비중이 큰데 평균을 내서 연간 1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많다는 비판은 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제조 기업은 (제품 개발·수출 등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면서 이익을 내지만, 은행은 안정적인 담보에 따른 대출이자로 돈을 벌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판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은행의 성과급은 기본적으로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성과급에 대해 일부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라며 “은행은 공공성이 크므로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이런 비판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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